<걸어서 삼국지 기행5-허베이편> 5-2 한단, 조조와 관우의 지략 싸움 ‘전군동(轉軍洞)’

2012-02-0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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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의 전군동(轉軍洞)


(아주경제 배인선·김현철 기자) 금봉대(金鳳臺)를 내려오는 계단 왼쪽에 정체불명의 '수상한' 동굴이 하나 있다.
 
 
금봉대를 오르 내리는 계단 한쪽에 자리하고 있는 전군동. 조조가 군사를 이동시키기 위해 만든 동굴이다.
 
 전군동(轉軍洞)이라 불리는 이 곳은 조조가 군사를 이동시키기 위해 만든 동굴이다. 뿐만 아니라 전쟁 시 군수물자를 성 안밖으로 실어 나르는 비밀통로로 쓰였다고 한다.
 
 안내원은 “전쟁이 나면 성밖의 군사를 성안으로 이동시켜 방어력을 강화 시키는가 하면, 성안의 군사를 성밖으로 비밀리에 내보내 적을 기습공격할 때 쓰였다”고 설명했다. 조조의 전략 전술전이 얼마나 뛰어난지 실증해주는 유적이다.
 
 과거 6km의 길이었다던 이 동굴은 옆의 자(磁)현까지 이어졌지만 지금은 다 허물어지고 83m밖에 남아있지 않다.
 
 그 안에 직접 들어가 보니 비밀통로로 쓰인 용도만큼이나 어두침침하다. 넓이는 겨우 사람 한 명이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이고, 요긴한 용도로 쓰이는만큼 그 분위기는 흡사 공포영화에서 나오는 동굴과 비슷하다. 혼자 지나가면 뒤에 꼭 누군가 따라오고 있을 것만 같은 기운이 느껴지듯 음산하다.
 
 


 
 전군동과 관련해 안내원은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일화를 풀어놨다.
 
 조조가 관우를 인질로 붙잡고 있을 당시, 조조는 관우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군사력의 강대함을 과시하고 싶어 일부러 성대한 열병식을 거행했다.
 
 조조는 실제로 20만명의 군사밖에 없었지만 이 비밀통로로 병사들을 계속 이동시키며 100만대군인 척 가장해 관우로 하여금 병사 수가 몇 명인지 세보도록 했다고 한다.
 
 
깜깜한 전군동 내부를 쭉 따라가 출구쪽에 도착하니 빛이 새어 들어온다.

 
 관우는 나중에 형님인 유비에게 돌아갈 날을 그리며 ‘정보보고라도 해야겠다’ 싶어, 조조의 군사력이 도대체 얼마나 강한지 알기 위해 병사 수를 세어봤다.
 
 하나…둘….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군사들을 보며 뭔가 좀 이상하다는 낌새를 차리긴 했으나 군사가 많아 도저히 육안으로는 몇 명인지 헤아리기 어려운 지경.
 
 하지만 조조에게 호락호락 당할 관우가 아니었다. 뛰는 자 위에는 늘 나는 자가 있는 법. 관우는 조조가 한눈 파는 틈을 탙 허리춤에 지닌 칼로 지나가는 말의 꼬리를 하나 잘랐다. 그리고 나서 가만히 살펴보니 군마의 열병도중에 자신이 꼬리를 자른 말이 또 등장하는 것이 아닌가. 관우는 조조의 속임수를 간파하고 속으로 쓴 웃음을 지었다.
 
 어쨋든 이 대목에서 우리는 조조의 뛰어난 지략에 놀라고, 또한 결코 이에 뒤지지 않는 관우의 통찰력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군동의 출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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