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삼국지기행9-산시성편> 3-2 세계최대 관우상

2012-02-0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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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관우상 

(아주경제 김희준 홍우리 기자) 관우의 생가 윈청(運城)시 창핑(常平)관제묘를 나온 우리는 삼국시대 등 역사 드라마가 주로 촬영된다는 세트장으로 이동했다.

시간 단축을 위해 선택한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달리던 중 멀리 중탸오산(中條山) 중턱에 거대한 형체가 아른거였다.

무심코 지나치는 차를 황급히 세우고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시간이 얼마 쯤 지났을까. 거대한 형체를 용처럼 휘감았던 안개가 한꺼풀 걷히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관우상이었다. 우리가 있던 곳과 산 입구까지 거리가 꽤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한 위용을 자랑하는 관우상이 또렷하게 보였다.

익숙해져 새로울 것이 없다는듯한 여유국 직원은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어디로 가면 확인할 수 있나요?” 취재진의 물음에 우리의 목적지인 촬영장으로 가면 동상이 서 있는 곳에 닿을 수 있다고 했다.

다시 차를 타고 달려 ‘영시성(影視城)’이라고 쓰인 야외 세트장에 도착했다. 높게 쌓인 성벽 가운데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새로운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 영토대국 중국답게 드라마 야외세트장 규모도 어마어마했다.

드라마 촬영지 영시성 입구의 모습.


역사 자료에 근거해 최대한 당시의 모습과 비슷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관우 생가는 이 곳 조성시 가장 신경을 쓴 곳 중 하나. 금방이라도 밥 짓는 연기가 부엌 문 밖으로 새어나올 듯 했다.

촬영장 감상은 잠시 뒤로 미루고 방금 전 본 관우를 만나기 위해 안내원을 재촉했다.

산으로 향하는 길이 비에 막혔다.


“방금 보았다던 동상은 난중탸오산(南中條山) 100m 부근에 있습니다. 영시성 뒤쪽으로 산로가 나 있긴 하지만 비 때문에 길이 모두 막혔습니다.” 실제로 산으로 이어지는 길에서 물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아쉬움에 다리까지는 건넜지만 점점 거세지는 물길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지난 해 9월 관공(關公) 기념행사 때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동상 자체 높이는 61m로, 관우 생전 나이를 의미하고 동상을 받치고 있는 밑 기둥 높이는 19m로 고향에서 머무른 시간을 뜻하죠. 세계 최대의 관우상입니다.” 취재진을 달래듯 안내원이 설명한다.

80m에 달하는 동상. 이를 제작하는데만 1억위안, 우리돈으로 180억원 가량이 들었으며 정부 지원 없이 현지 민영기업이 전액 부담했다고 한다.

천문학적인 액수에 한번, 웅장한 크기에 한번, 그 속에 담긴 심오한 뜻에 한번 더 놀랐다.

산 중턱에 자리잡은 세계 최대 관우상의 모습.




가까이서 본 관우 동상은 황금 빛에 버금가는 구리빛 색깔을 띄고 있었다. 안개에 뒤덮여 사진기에는 담을 수 없었지만 전장에서의 늠름한 표정으로 긴 수염을 쓰다듬는 관우가 창핑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창핑촌 주민의 든든한 수호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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