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 깊어지는 삼성전자, 중국판매법인마저 '빨간불'

2016-02-1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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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당기순손실… 5년내 처음

[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매출과 수익성에서는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황. 주력이던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에서는 지속된 판매 부진과 함께 현지 업체의 세력 확대와 거센 추격이 이어지고 있지만 좀처럼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중국내 삼성의 모든 세트 제품판매를 담당(반도체 제외)하는 삼성전자 중국판매법인(SCIC: Samsung China Investment)은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중국판매법인이 지난해 기록한 총 매출은 11조4610억원이다. 당기순손실은 780억원에 달한다.

이는 최근 5년간 가장 안좋은 실적이다.
삼성전자 중국판매법인은 지난 4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2011년 매출 9조1180억원, 당기순이익 1250억원을 시작으로 2012년 매출 13조7960억원, 당기순이익 2640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매출 25조6060억원, 당기순이익 7430억원을 기록하며 25조원 매출의 벽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최고 실적을 기록한지 불과 1년만에 상황은 바뀌었다. 2014년 매출 16조4520억원, 당기순이익 1630억원으로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대폭 줄어든 이후 2015년에는 매출 반토막과 당기순손실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해외 법인 실적 중 가장 큰 손실 규모이기도 하다. 부채 비율(총부채/총자산)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1년 80%(자산 3조3230억원/부채 2조6530억원)대였던 부채 비율은 지난해 90%(자산 12조7480억원/부채 11조400억원)대로 상승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 구조이긴 하지만 삼성전자의 2015년 말 부채 비율이 35%로, 2014년 말보다 2%포인트 하락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SCIC의 이같은 부진은 예견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처음으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는 삼성전자 중국판매법인이 부진한 시기와 일치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현지에서 지난해 4분기를 비롯해 2015년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에서도 '톱5'에 진입하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5위권내 들지 못한 것은 분기·연간 기준 모두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샤오미나 화웨이 같은 중국 토종업체들은 크게 성장했다. 스마트폰 1위 사업자의 위치도 샤오미가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더 이상 중국 시장에서도 통하지 않는다는 반증인 셈이다.

이는 스마트폰에 국한되지 않는다. TV와 가전 전 분야에 걸쳐 중국 업체가 가세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지 업체와 가격경쟁을 하지 않고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한다는 계획이지만, 판매와 매출은 계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중국뿐 아니라, 올해 경영실적 전반에 걸쳐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전망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수요 둔화로 스마트폰 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세인데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도 위기 조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최근 잇따라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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