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칼럼]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의 안전망' 구축해야

2017-04-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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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영 한국핀테크연합회 의장]

헬조선이란 말이 왜 등장하게 된 것일까. 최근 대한민국의 우수한 청년 상당수는 공무원이나 대기업만을 선호할 뿐 기회형 창업에는 도전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대기업 매출이 증가해 성장을 한다고 해도 투자나 고용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

국가 미래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하는 20조원의 혈세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고위험·고가치 연구를 회피하고 실패도, 대박도 없는 가장 안전한 성과 또는 결과를 내는 '쌀로 밥하는 연구' 수준을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 대한민국은 더 이상 위험한 도전을 하지 않는 사회가 돼 가는 것일까. 그것은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현실'이 두려움을 넘어 공포심으로 뿌리 깊게 자리 잡고 말았기 때문이다. '실패는 나쁜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워낙 강해 만약 실패할 경우 재도전은커녕 자칫 신용불량자나 범법자로 낙인 찍힐 우려 탓에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 매우 위험한 사회를 맞게 된 것이다.

이처럼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을 사라지게 하는 구조적인 적폐·현실은 작금의 국가 리더십 부재 상황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인터넷, 초음속 전투기를 만들고 기상천외한 적의 기습에 대비하기 위한 안보전략을 짜는 미국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국방고등연구기획청(DARPA)은 매년 31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

DARPA의 신사업들은 하나같이 정신나간 듯한 것이다. '되든 안 되든 무조건 일단 우리가 최초로 하고 보자'는 신조로 밀어붙이고 있다. 특히, 사업이 3년 내에 실용화된다면 그것은 '실패한 사업'이라고 평가한다. 이런 초혁신 괴짜 집단의 리더십이 세상을 완전히 바꾸는 신기술과 신사업을 출현시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더십은 실패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초혁신의 연결가치를 더욱 정교하게 융합하고 연결해 대성공을 이루어야 자산이 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위대한 초성장 국가의 해답은 고위험·고가치를 지속 추구하는 초혁신 창업 괴짜의 패자부활전을 용인하는 리더십이다. 따라서 압축 성장과 세계화를 뒷받침하는 '혁신의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R&D 투자, IP로열티, 엔젤 캐피털, 벤처 캐피털, M&A, IPO, 신사업 등을 기준으로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GEDI)가 내놓은 혁신의 안전망 지표를 보면 한국은 R&D 공급 투자 중심의 매우 좁은 구조다. 다른 요소는 거의 0%에 가까운 실정이다. 반면 미국의 혁신의 안전망은 밸런스형으로 전체적으로 모든 기준에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외에 영국은 캐피털투자망, 중국은 시장연결망이 잘 구축돼 있었다.

따라서 우선 한국의 대기업·중견기업은 가상주식·옵션 등을 활용해 사내기업가와 모기업 선순환 창업을 촉진시키는 스핀오프(사내벤처·기업분할방식), 스핀아웃(기업분사)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창업·재창업으로부터 기업공개(IPO)까지 평균 17년이 걸리는 기간을 5년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는 한국형 혁신의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특허 출원 중심의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에 해당하는 IP라이선스, 엔젤투자, IPO, 재창업 등의 폭을 과감히 넓혀야 한다.

혁신 안전망의 비교경쟁 우위에 있는 영국, 핀란드, 중국의 지표수준에 도달함을 의미하는 것은 고위험·고가치에 과감히 도전하기 위한 한국형 혁신의 안전망 구축을 지향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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