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 "환경 지키려면, '생각'의 변화와 '실천' 필요해"

2017-05-0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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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물질문화 추구는 파괴의 길...자연과 공존, 중국 문화서 길 찾아

낭비를 줄이고 소비습관, 미학적 관점, 삶의 태도 바꾸는 용기 필요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학교 국제대학 부교수]

지난 150년간 중국은 서양의 소비·물질 문화를 추구하는 것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달라졌다. 지금까지 중국이 추구해온 문화는 환경을 파괴하는 산업혁명의 산물로 파괴와 멸망의 길이다. 자연과 인간과의 조화를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가·불교·도교 문화는 다르다. 중국의 전통문화에서 앞으로 인간이 환경을 보호하고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이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개인부터 시작해 주변 사람을 변화시키는 노력, 이를 통해 모두가 새로운 문화와 사고방식을 갖춘 새로운 세상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에서 시작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실천이 없는 지식은 심장박동이 멈추고 더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시체같은 '죽은 지식'일 뿐이다.

◇ 재활용 최선 아냐, 사용줄이고 파괴 줄여야

재활용은 환경보호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 재활용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폐지를 줄이려면 최대한 적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플라스틱처럼 문제가 많은 소재는 아예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좋고 불가능하다면 사용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최대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모자를 20년, 셔츠와 신발을 10년 이상씩 사용하고 책상, 의자, 밥그릇 등은 영구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면 환경파괴를 줄이고 동시에 경제적 효용도 늘릴 수 있다. 가구, 의류, 자전거, 심지어 주택까지 다양한 제품을 수리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위한 교육을 확대해 '고쳐쓰는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부품을 분리해 재활용하기 힘든 컴퓨터 등 제품의 경우 구매시 환경분담금을 내도록 하고 식품류나 냉동류 포장을 최대한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포장이 불필요함을 알리는 정보 교육으로 소비자가 애당초 이를 원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삼림을 파괴하면서 나무를 심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됐다. 바로 잡아야 한다. 불필요한 건축물을 철거해 녹지를 조성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 환경손실지수, 에너지 소모량 지표 필요해

정부 당국에 환경파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파악할 수 있는 지수를 마련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갱신해 해당 지수를 시민에게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눈 앞에 이익에 급급한 정책과 실천은 허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외에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지 인식할 수 있도록 에너지 소모량을 곳곳에 표시해야 한다. 자신의 소비방식이 얼마나 환경을 파괴하고 후손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알릴 필요가 있다. 냉장고, TV, 컴퓨터 등 모든 제품에 에너지 사용량을 표시해 수시로 파악할 수 있게 하고 모든 공공건축물은 전광판을 통해 에너지 소모량을 공개해야 한다.

◇ 중산층 공략 의미없다, 환경은 '미학'의 문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환경운동은 큰 의미가 없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살 수 있고 유기농 제품을 즐겨먹을 수 있는 중산층이 아닌 노동계층을 대상으로 한 환경운동이 필요하다. 그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고 환경변화의 위협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일반 자동차보다 저렴하게 전기차를 구입하고 누구나 쉽게 환경을 보호하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환경문제 해결에 힘을 보탤 수 있다. 

환경문제는 경제학, 과학기술의 문제가 아닌 미학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철근과 유리, 콘크리트로 만든 건축물 속에 있어야 트렌디하고 정갈한 문화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플라스틱과 유리로 방부처리된 세상 속에서 환경이 얼마나 파괴되는지 인지조차 못하고 살고 있는 것이다. 썩은 것과 공존하는 삶을 아름답게 느끼는 미학이 절실하다. 우리의 습관과 문화를 바꿔줄 수 있는 것은 과학과 기술이 아닌 바로 '인성'이다. 

◇ 감사하는 마음, 고결한 용기

환경을 보호하려면 먹을 필요가 없는 음식을 먹고 취향도 아닌 영화를 보며 낭비하는 생활방식에서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원을 낭비하지 않으면서 보다 큰 성취감을 주는 독서나 요가, 명상 등을 즐기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최근의 광적인 소비 문화는 물건을 아끼지 않는 자세가 초래했다. 모든 물질과 물품, 자연에 감사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고결한 용기도 중요하다. 전장에서 전진하는 용맹함이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의 고정된 생활·사고 방식에 끊임없이 의문을 갖고 깊이 고민하며 변화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회와 환경을 파괴함에도 우리가 비행기, 각종 전기제품, 인터넷 사용 등에 아무런 의식이 없다는 점이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고통과 불편함이 따르겠지만 무지함에 끊임없이 맞서야 한다. 광고와 미디어에 가려진 다양한 인간관계, 각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이해해 자신을 포함한 인류의 행동이 기후변화 등에 미치는 영향을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

웅장한 건물이 우리의 경험을 풍부하게 하고 삶을 풍요롭게 하며 문명을 발전시킨다는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 숭배문화다. 이러한 문화를 천천히, 신중하게, 그러나 반드시 변화시키는 것. 이것이 우리의 '지구'를 구하기 위한 길이다.  

정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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