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트럼프 탄핵 리스크 반영...증시 급락ㆍ달러 하락

2017-05-1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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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트럼프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17일(이하 현지시간)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9일 제임스 코미 FBI 국장 해임, 러시아에 IS 관련 기밀 유출, FBI 수사 외압 논란이 연일 워싱턴 정가를 강타하면서 트럼프 탄핵 가능성이 연일 매체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했던 친성장 정책에 대한 기대심이 급격히 위축된 탓이다.
17일 미국 증시는 8개월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달러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공포지수는 급등했고 안전자산은 강세였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S&P500지수는 1.8% 급락하면서 5월 쌓은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특히 금융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모간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모두 5% 이상 폭락했다. 다우지수 역시 1.8% 미끄러졌고 나스닥지수도 2.6% 곤두박질쳤다. 미국 증시 3대 지수 모두 작년 11월 대선 이후 일일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FBI 국장에게 러시아 내통 수사를 종료하라고 외압을 넣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리스크 선호도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알리안스증권의 앤드 브레너 애널리스트는 CNBC에 “특검이 임명되고 대통령의 사법방해 논란이 커지면 기대했던 세제 개혁, 의료보험 개혁, 재정 부양책도 물 건너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증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17일 프랑스와 독일이 각각 1% 이상 주저앉았고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던 영국 증시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듯 '공포지수'도 급등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비 40% 이상 폭등하면서 근 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6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축소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61.7%로 반영했다. 하루 전 74%에서 크게 내려간 것이다.

ACG 애널리틱스의 래리 맥도널드 전략가는 “올해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이 예고됐지만 증시는 그럴 수 없다고 말한다. 연준은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동결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에 달러도 약세 흐름을 보였다.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 변동을 보여주는 ICE 달러 지수는 작년 대선 이후 최저 수준까지 미끄러졌다. 1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110.97엔까지 내렸다. 

대신 투자자들은 국채, 금 등 안전자산으로 몰려갔다.

금값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일비 1.8% 급등한 온스당 1258.70달러까지 뛰었다. 파이낸셜타임즈(FT)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브렉시트 이후 일일 최대 상승폭이다.

금과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의 10년물 국채에도 투자자가 몰리면서 국채 금리는 2% 가량 급락해 1개월래 최저치를 찍었다.

알리안스번스타인의 짐 티어니 수석 투자자는 “이제 투자자들의 질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될지 여부”라면서 “이제 막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이 지났지만 앞으로는 기대보다 도전과제가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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