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방불케한 오포 R11 발표회…스마트폰 1위 자리 놓칠까 '노심초사'

2017-06-1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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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위성TV와 손잡고 R11 신제품 발표회 생방송, 연예인 총출동

중국 스마트폰 시장 경쟁 가열 속 1위 '굳히기' 노력

화웨이, 샤오미 등 경쟁사 오포 판매전략 모방하기도

불안전한 부품공급망 등 문제점도

지난 10일 저장위성TV에서 방영된 오포 R11 신제품 출시행사 모습. [사진=저장위성TV]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쑨옌쯔(孫燕姿), 왕다루(王大陸), 리이펑(李易峰), 차이이린 (蔡依林), 리위춘(李宇春), 둥쯔젠(董子健) 등 중화권 스타들이 지난 10일 한자리에 다같이 모습을 드러냈다.  영화제 시상식이나 연예 엔터테인먼트 행사 때문이 아니다.  중국 스마트폰 신흥강자로 떠오른 오포(Oppo)의 신제품 R11, R11 플러스 스마트폰 출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생방송으로 방송된 신제품 행사에는 취재진 이외에도 1만명이 넘는 관객들이 참석했다고 신경보 등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포는 저장위성TV와 손잡고 6개월 전부터 R11 신제품 출시 행사를 준비해왔다.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한 이번 신제품 출시 행사를 준비하는 데 오포는 거액을 쏟아부었다.  업계에서는 오포의 이번 행사가 다른 어떤 스마트폰 신제품 발표회보다 호화스러웠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오포 측은 "돈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다”며 R11 성공을 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포는 R11의 성공을 위해 마케팅에만 힘쓴 게 아니다.  R11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660 프로세서를 장착했는데, 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 중 최초다. 오포는 향후 두달간 스냅드래곤 660 프로세서를 독점 사용하기로 퀄퀌과 계약했다. 이는 곧 다른 업체들은 두달간 스냅드래곤 660 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오포가 이처럼 R11에 대대적으로 공을 들인 것은 나날이 경쟁이 가열화되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업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함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포는 시장점유율 18.2%로 화웨이(20%)에 1위를 빼앗기고 2위로 밀려났다. 같은 기간 오포 스마트폰 판매량이 19.5% 성장한 반면 화웨이는 25.5% 성장한 것이다. 지난해말 오포 판매량이 전년 대비 122% 급증해 시장점유율 18.1%로 1위를 차지한 것과 대조된다. 그만큼 오포의 중국 스마트폰 왕좌 자리가 불안정함을 보여준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급변하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속에서 오포가 꾸준한 성장세를 계속 이어나갈 지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고 중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우이원 스트래티지 어낼리틱스(SA) 애널리스트는 오포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산업 전문 애널리스트 량전펑도 오포 성공의 요인으로 ▲세련된 디자인 ▲중소 도시까지 뻗친 촘촘한 오프라인 판매망 ▲셀카족 등 젊은층을 공략한 시장 포지셔닝을 꼽으며 이러한 것들은 경쟁사들이 쉽게 모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쟁사인 화웨이와 샤오미에서는 이미 오포의 오프라인 판매전략을 따라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2015년부터 전국 1000개 현(縣)급 지역에 오프라인 매장을 설립한다는 목표를 세워 지난해말 기준으로 이미 400여개 현급 지역에 진출했으며, 올해 안으로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샤오미 역시 기존의 온라인 중심에서 오프라인 판매 전략으로 수정하고 있다. 

오포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불안전한 부품공급망이 지적된다. 량전펑은 "오포는 그래픽카드, 웹캠, CPU 등을 모두 부품업체로부터 공급받아 핵심기술 경쟁력이 부족하다"며 "사실상 스마트폰 부품 조립공장 역할에 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부품 공급망이 완벽하지 못하면 성장세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경영방식은 지속가능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오포는 중국 IT유통전문업체 BBK 출신 임원이 세운 스마트폰 업체다. 특히 1100개의 카메라 촬영 관련 기술의 특허를 보유한 오포는 셀카족을 겨냥한 스마트폰으로 젊은층을 공략했다. 지난해 출시한 R9는 애플 아이폰을 제치고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이 됐다.  이미 포화상태가 된 중국 시장을 뛰어넘어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며 현재 오포 스마트폰의 4분의 1 가량은 해외에서 팔리고 있다. 오포는 이미 28개국가 및 지역에 진출했으며, 특히 인도·동남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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