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고령화되는 베트남, 핵심 소비층 변화 맞춰 진출 전략 짜야"

2017-07-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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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 베트남 인구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고령화의 첫 단계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30년 후에는 초고령 사회가 될 전망이다. 이에 변화하는 인구 구조와 향후 부상할 주요 소비계층에 맞춰 시장 진출 전략을 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간한 '베트남 고령화 추세 진단 및 인구구조, 소비시장 변화 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베트남은 31년 뒤인 오는 2048년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베트남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는 상위 5개 국가로 꼽혔다. 실제로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데 36~40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이기 때문이다.
 

[표=국제무역연구원 제공]


대부분 선진국들은 2050년 이전 인구가 정점을 찍고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는 반면 베트남은 기대 수명 상승과 높은 출산율 영향으로 인구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베트남 인구는 올해 9363만명에서 2025년 1억명을 넘어서고 2050년 1억1018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보고서는 △현재~2024년 결혼·육아기에 속하는 25~34세 인구 △2025~2032년 청소년 자녀를 둔 35~44세 △2033~2040년 현재 한국에서 '꽃중년'으로 불리는 45~54세 △2041년 이후 65세 이상의 고령인구 등 앞으로 7년 주기로 특정 연령대의 인구층이 주요 소비계층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 현재~2024년 : 결혼·육아기에 속하는 25~34세 인구

오는 2024년까지 베트남에서는 25~34세 인구가 전체 국민의 17% 수준인 1658만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들의 결혼과 출산이 활발할 전망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결혼·육아기의 25~34세 인구 겨냥한 웨딩 서비스, 유아용품, 가정용 생활·가전제품 시장 진출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에서 결혼식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행사 가운데 하나다. 소득 2000달러에 불과한 베트남에서 결혼식 지출 비용은 평균 4000달러에 달할 정도다. 웨딩 사진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숍, 결혼식장 운영 등 결혼 서비스 제공업체의 수익률은 평균 30% 수준이다. 결혼식 준비를 관리해주는 웨딩플래너도 전문화된 사업 영역으로 성장 중이다. 최근 한류 영향으로 한국식 결혼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 못지 않게 자식 사랑이 각별한데다 최근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유아용품 시장도 전망이 밝다. 과거 베트남 엄마들은 스킨케어 제품, 식음료품을 선택할 때 유아용, 성인용 구분 없이 사용했지만 최근 5년 사이 유아 전용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관련 시장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됐다. 분유, 기저귀, 유아용 샴푸 등을 포함한 유아용품 시장 규모는 현재 20억 달러에서 매년 11.7%씩 증가해 2021년이면 32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또 맞벌이 가구가 확대되고 대도시 중심으로 아파트형 주거 문화가 형성됨에 따라 건강, 편리, 쾌적에 대한 필요를 만족시켜주는 생활·가전제품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2025~2032년 : 청소년 자녀를 둔 35~44세

보고서는 2025~2032년 시기 청소년 자녀가 있는 가족부양기의 35~44세 중년이 핵심 인구층으로 부상할 전망했다. 대표적인 가구 구성의 형태는 4인 가족으로 5~14세 아동 또는 15~24세 청소년 자녀가 있는 부부가 소비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청소년 의류, 오락용품, 가족 외식, 레저 관련 산업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이 시기 베트남 국민 1인당 소득이 3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늘어나면서 국내외 여행 등 가족 중심의 여가 활동에 대한 수요도 높아질 전망이다. 해외여행뿐만 아니라 이보다 다소 낮은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오락·문화 활동과 관련한 서비스 및 제품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베트남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큰 관심이 이어져 청소년들만의 독특한 패션, 오락, 문화 콘텐츠와 관련한 소비가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 2033~2040년 : 현재 한국에서 '꽃중년'으로 불리는 45~54세

2033~2040년 45~54세 중년층 인구가 베트남 소비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중년층은 아직 퇴직 이전의 시기로 직장에서 높은 지위와 소득이 유지되고 있는 한편 자녀가 장성해 양육 의무가 줄어 자신에 대해 투자할 여력이 많다. 이에 이들 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건강, 미용, 취미 관련 산업이 유망하다.

이 시기 베트남의 중년은 최근 한국에서 '꽃중년'으로 불리는 세대와 가장 유사한 소비 특징을 보이며 자신의 건강과 미용, 취미생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 2041년 이후 : 65세 이상의 고령인구

2041년 이후에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41년 1852만망(총인구 17.2%)에서 2048년 2208만명(20.1%)으로 증가하고 2050년이 지나면 23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해 '두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정년 연장, 연금 수령 시기 변경을 논의하는 한편 의료서비스 개선을 추진 중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베트남 의회는 정년 시기를 현재 남성 60세, 여성 55세에서 남성 62세, 여성 58세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국민의 90% 이상이, 2030년까지 100% 의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의료·제약 부문의 민간·외국인 투자 진출을 허용했다.

이와 관련, 이은미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인구 변화는 미래의 수요 예측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이므로 인구학적 관점에서 베트남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시장 전략 수립에 참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베트남의 고령화 진행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를 고려해 시기별 핵심 소비층과 유망 소비시장 진출 분야를 참고해 진출 전략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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