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 속전속결 화장, 유해는 다롄 앞바다에

2017-07-16 14:20
  • 글자크기 설정

생전의 류샤오보.[사진=연합/AP]

류샤오보의 유해가 바다에 들어가고 있다.[사진=연합/AP]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지난 13일 사망했던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의 유해가 15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 앞바다에 뿌려졌다.

류샤오보의 형 류샤오광(劉曉光)은 15일 오후 중국 당국이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이날 오전 동생의 시신을 화장하고 수 시간 후인 정오께 유해를 바다에 뿌렸다고 밝혔다고 홍콩 SCMP가 16일 전했다. 류샤오광은 회견에서 당국이 동생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인도주의적 배려"를 해줬다며 중국 공산당에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劉霞)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기자회견에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밤 홍콩 시민 수천 명은 홍콩 섬 상업지구부터 홍콩 중국연락사무소까지 고인을 추모하는 도심 촛불 행진을 했다. 일부 시민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홍콩 시민들은 그동안 류샤오보를 기억하고 지지하는 집회를 열어왔으나 그의 장례가 치러진 후 열린 이 날 집회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류샤오보에 대한 외부세계의 추모열기와는 달리 중국 내부에는 강한 통제와 반박이 이뤄지고 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영문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15일 '류샤오보의 신격화로 그의 죄를 덮을 수 없다'라는 사평(社評)에서 아무리 포장해도 류샤오보가 국가전복선동죄를 저지른 범죄자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류샤오보에 대해 "피해망상적이고, 무지하며, 오만한 사람"이라고 맹비난하면서 서구사회의 그에 대한 추모 행위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은 300년간 서구의 지배가 필요하다'라는 류샤오보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그가 서구 사회에 편향된 시각을 갖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류샤오보는 중국 헌법에 규정된 정치 시스템을 전복하고, 이를 서구 정치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것을 지지했다"면서 "그가 중국의 안정과 국가 안보에 도전했기 때문에 중국 사회는 그를 경멸하고 반대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중국당국은 포털사이트와 검색엔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류샤오보와 관련한 정보를 모두 차단하는 것은 물론 중국 국민이 관련 정보에 접촉할 수 있는 통로를 철저히 사전에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15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류샤오보가 사망한 뒤 처음으로 열린 지난 14일 정례 브리핑 질의응답 기록은 류샤오보와 관련한 질문들이 모두 제외된 채 게시됐다.

한편 류샤오보는 지난 13일 오후 9시께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중국의대부속 제1병원에서 다발성 장기기능 상실로 사망했다. 1955년 12월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서 태어난 류샤오보는 대표적인 중국의 민주화운동가로 201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