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 굿바이 임종룡...34년 공직생활 마무리

2017-07-1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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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년 4개월 만에 금융위원장에서 물러났다. 34년 간의 공직생활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임 위원장은 지난 5월 8일 박근혜 정권에서 임명된 장·차관 인사 40여 명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 금융위원장 인선이 미뤄지면서 위원장으로서 자리를 지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오는 19일 오후 취임이 확정됨에 따라 임 위원장은 18일 오후 4시 34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임식을 가졌다.

◆임종룡 "책임을 감당하는 데 두려워해선 안돼" 

임 위원장에겐 이번이 두 번째 이임식이다. 지난 2013년 3월 국무총리실장 당시에도 이임식을 가졌다. 당시 임 위원장은 눈물을 흘렸다. 이날 임 위원장은 애써 감정을 누르는 모습이었다.

그는 "국무총리실에 있을 당시 당시 첫번째 이임식 하면서 다시는 공직에 오지 않으려고 했다"며 "(후배들이 만들어준)영상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마음이 안좋다"며 잠시 울컥하기도 했다.

임 위원장은 "시장이라는 커다란 배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와 같은 역할을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을 향한 모든 정책은 책임이 따른다"며 "책임은 마치 정책의 그림자와 같은 것이어서 피할 수도 없고 피해지지도 않으므로 책임을 감당하는 데 주저하거나 두려워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러한 자세에서 금융위에 대한 일부의 오해와 편견을 씻어내고 신뢰를 쌓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임 위원장이 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한 정책 중 하나가 금융개혁이다. 매주 현장을 방문하고 금융위·금융감독원 합동 금융개혁 현장점검단 통해 금융회사와 당국 간 새로운 소통채널 열었다.

4차 산업혁명을 안착을 위해 핀테크 시장 확대에 주력했다.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우리은행 민영화도 이뤘다. 크라우드펀딩제도 자본시장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사잇돌대출 상품 출시, 서민금융진흥원, 인터넷은행 출범도 그의 작품이다.

다만, 은산분리 완화 법안과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는 마무리 짓지 못했다. 또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진해운에 자본확충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반면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지원이 이뤄진 것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금융위원장 퇴임과 동시에 34년 간의 공직생활도 정리했다. 임 위원장은 1980년 대학교 3학년 때 행정고시 24회에 최연소로 합격했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총리실장 등 금융과 경제정책 요직을 거쳤다.

이후 공직을 떠나 2015년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범금융권 대토론회에 참석해 "금융규제 완화는 '절절포' 정신으로 해야 한다"는 발언이 화재가 됐다. 절절포는 '절대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말의 줄임말이다.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안된 2015년 3월 13일 5대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청와대 회의 중 부친의 임종 소식을 전해듣기도 했고, 구조조정 업무가 한창일 때 40년 지기인 김익주 원장의 부음도 들었다. 지난해 말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경제부총리로 내정됐다가 무산되는 일도 겪었다.

임 위원장은 "많은 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가족과 같은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금융위를 응원하면서 언젠가는 여러분과 경쟁과 혁신으로 가득한 금융산업을 흐뭇하게 얘기하는 날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후배들 "디테일에 강하고 추진력 강해"

이날 이임식에서는 후배들이 만든 영상이 공개됐다. 여기에는 임 위원장의 행적과 후배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담겼다. 

정은보 부위원장은 "지금이라도 닮고 싶은 상사를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임 위원장을 꼽을 것"이라며 "언젠가 공무원 생활을 그만 두면 빵집을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아직은 아닌 것 같다. 그 동안 고생했다"고 말했다.

이명순 구조개선정책관은 "이제서야 말씀드리는데 힘들었다"며 "엊그제도 전화해서 대우조선해양 수주 챙기셨다"고 말했다. 이어 "모시는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면서 "감사하고 존경한다"고 전했다. 

김용범 사무처장도 "30년 간 공무원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일을 배운게 사무관 시절에 임 위원장과 함께 일했던 기간"이라며 "당시 임 위원장이 자본시장쪽에서 일하지 않아서 우리가 올린 보고서에 대해 말을 못할 줄 알았는데 코멘트를 쏟아내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 다른 루트로 보고를 받고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가방을 열어봤는데 아무것도 없어서 허탈해 했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임 위원장을 "지금까지 본 고위 관료 중 디테일에 가장 강하고 개혁 의지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금융위 직원들은 임 위원장의 속도를 따라잡기 벅차다고 입을 모은다.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는 데다 추진력과 도전능력이 대단하다는 게 중론이다. 
 
유재수 기획조정관은 "국회 대할 때 나와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이라도 나의 적은 아니라는 자세로 끊임없이 대화하는게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하주식 서민금융과장도 "서민금융 쪽에 항상 애정을 보여준 게 기억이 남는다"면서 "임 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서민금융은 정부가 잘하고 열심히 하는 분야로 남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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