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인 지배 체제 공고화…신임요직에 핵심 측근 줄줄이 배치

2017-08-10 15:10
  • 글자크기 설정

최측근 왕치산도 유임될 듯…‘7상8하’ 원칙 깨져

새로 임명된 중국 내 고위 요직의 절반 가까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사람들로 채워지면서 1인 지배 체제가 공고해지고 있다.

각종 중국 외신들에 따르면 시 주석 취임 후 맹렬하게 전개된 반부패 사정과 정년퇴직 등으로 공석이 된 고위직에 시 주석에게 충성해 온 측근들이 그 빈자리를 꿰차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초부터 중국 내 31개 성·시·자치구 중 23개 성의 당서기가 바뀌었으며, 24개 성은 새로운 성장이나 시장이 들어섰다.

행정부라고 할 국무원에서는 8개 부처의 부장(장관)과 4개 위원회의 위원장이 교체됐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등 공산당 내 주요 조직의 요직 8개 자리도 교체됐다. 이를 모두 합치면 총 67개 고위직이 교체된 셈이다.

이 가운데 푸젠(福建)성, 저장(浙江)성, 상하이(上海)시와 중앙당교 등에서 시 주석과 함께 일했던 이른바 ‘시자쥔(習家軍)’은 15명, 시 주석의 측근과 같이 근무했던 사람은 14명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교체된 67개 고위직의 절반 가까운 29명이 시진핑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대표주자는 중국 차기 주자로 꼽혀온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서기의 낙마 후 그 자리를 꿰찬 천민얼(陳敏爾)이다. 그는 구이저우(貴州)성 서기에서, 이번 당 대회에서 최고지도부 7인 상무위원에도 진입이 가능한 충칭시 당서기 자리에 올랐다. 충칭시 당서기는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톈진(天津) 당서기와 더불어 상무위원으로 도약 가능한 요직으로 꼽힌다.

천 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 시절 선전부장을 맡아 현지 신문에 시진핑 칼럼 초고를 4년이나 썼을 정도로 심복이다.

푸젠·저장성 등에서 시 주석과 17년이나 같이 일한 핵심 측근 차이치(蔡奇) 베이징(北京)시 시장도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밖에 중국 금융 허브인 상하이시, 동부지역 경제를 주도하는 장쑤(江蘇)성, 최대 석탄 산지인 산시(山西)성, 대륙의 중심인 장시(江西)·후난(湖南)성, 서남부 윈난(雲南)성, 최남단 하이난(海南)성 등도 ‘시자쥔’으로 채워진 것으로 분석됐다.

시진핑의 개혁 정책이 종종 지방정부 내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안착은 시진핑 개혁의 추진동력 확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시 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차기 정치국 위원 예비경선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경선을 통과했다는 것은 사실상 유임을 의미한다.

이번 정치국 위원 후보 투표는 최근 중국 내 권력 흐름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69세인 왕 서기가 정치국 위원 후보 명단에 올랐다는 것은 ‘장쩌민(江澤民) 시대’ 이후 당내 불문율이던 ‘칠상팔하(七上八下)’ 원칙은 깨졌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칠상팔하는 당대회 개최일 기준으로 만 67세가 넘는 정치국원 이상 간부는 퇴진한다는 원칙이다.

전문가들은 왕 서기의 유임은 2022년 20차 당대회에서 퇴임해야 할 시 주석의 집권 연장을 위한 포석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왕 서기의 진퇴 여부가 이번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권력 강화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지난 5일부터 중국 전·현직 지도부가 모여 권력 구도를 논의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68세 정년’ 수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편 경제, 통상 등 내각의 핵심에도 시진핑의 사람들이 포진했다.

푸젠성에서 시 주석과 함께 일했으며, 올해 2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으로 임명된 허리펑(何立峰)은 광범위한 인·허가권을 가진 발개위의 성격에 비춰볼 때 시 주석의 경제정책 장악을 도울 핵심 인물로 꼽힌다.

시 주석의 저장성 시절 부하인 중산(鐘山) 상무부장과,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하는 리수레이(李書磊)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도 19차 당 대회에서 약진이 기대되는 인물들이다.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앙지도부가 교체되는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측근 세력이 전면에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