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호남 구애'… 영화 '택시운전사' 경쟁적 관람

2017-08-1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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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기반 안철수·정동영 비롯

바른정당·민주당도 관람 동참

'5·18 상기' 호남 민심잡기 전략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CGV에서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하기에 앞서 5·18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도청 앞 집단발포 현장을 목격하고 현장 상황을 사진으로 남겼던 나경택 전 연합뉴스 전남지사장(당시 전남매일 사진기자),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서울지부 회원, 청년 지지자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택시운전사'에 대한 정치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1980년 당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특히 호남 출신이거나 호남에 기반을 둔 정당에서 앞다퉈 단체 관람에 나서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8·27 전당대회 후보 등록 전날인 지난 9일 저녁 서울 영등포의 한 영화관에서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 안 전 대표는 관람 후 “불과 37년 전에 대한민국에서 저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우리가 얼마나 소중하게 이 민주주의를 되찾았는지, 그리고 민주주의 가치가 무엇인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같은 당의 정동영 의원도 지난 8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영화관에서 ‘택시운전사’를 보고 “(1980년 5·18 당시) 기자로서 양심이 지금 내가 정치를 하고 있는 힘의 원천”이라며 “이번 영화 관람이 광주와 호남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바른정당도 ‘택시운전사’ 관람에 동참할 예정이다. 바른정당은 12일 이혜훈 대표를 비롯해 정문헌 사무총장, 김영우, 하태경, 정운천 최고위원, 강길부 의원 등이 함께 관람할 예정이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이낙연 국무총리 또한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 친구 20명과 함께 영화를 봤다. 이 총리는 “80년 5월 광주를 그린 여러 영화 중에서 가장 가슴을 친 영화”라고 극찬했다. 전남도지사 출신의 이 총리는 5·18 당시 한 신문사의 언론인으로 일한 바 있다.

이처럼 정치인들이 ‘택시운전사’를 공식 행사로 관람하는 것은 5·18 광주민주화 운동에 대한 관심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8일 회의에서 “‘택시운전사’가 개봉 5일 만에 400만 관객을 넘어섰다고 한다”면서 “전두환과 신군부의 추악한 범죄를 단죄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도 미완성인 5·18의 명확한 진실을 규명하고 그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9일 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이 택시운전사 단체 관람에 가는 것은 5·18 왜곡에 대한 바른 보수의 분노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당의 택시운전사 관람은 직·간접적으로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안 전 대표는 전날 영화 관람에 이어 이날 당 대표 후보등록을 마친 후 직접 광주로 내려가 당원 간담회 및 토론회를 가졌다.

당 대표 후보인 천정배 전 대표는 아직 영화를 관람하지는 않았지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에게 호남이란 생명을 불어 넣어주신 어미의 뱃속과도 같은 곳”이라며 “호남 없이 개혁도 없다. 호남을 기반으로 전국 정당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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