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로하스 교육 연구소’이호숙 대표가 말하는 청소년 범죄 해결책은?"부모님들 교육도 시급"

2017-08-1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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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심해져 가는 청소년 범죄. 이제 청소년은 마냥 ‘어리기만’ 한 꼬마아이가 아니다. 지난 3월 29일 인천 동춘동에서 여고생 A양(17)이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C양(8)을 집으로 유인해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런 끔찍하고 잔혹한 행위의 주범은 다름 아닌 17세의 여고생.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꽃다운 청춘을 보내야 할 청소년이다. 청소년 범죄의 잔혹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비행 집단을 형성하여 금품을 갈취하거나, 심한 경우 살인 사건까지 일으키는 사례는 뉴스에서 수 없이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 범죄가 날로 심화되어 가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학교폭력 예방종합지원센터인 ‘로하스 교육 연구소’의 이호숙 대표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최근 청소년 범죄의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일단 가정환경의 영향이 가장 클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상담기관을 운영하면서 정말 많은 청소년 범죄자 아이들을 접했었는데, 대다수의 사례는 부모님의 잘못된 훈육방식으로부터 비롯된 사건들이었습니다. 과거에 비해 오늘 날의 부모님들은 자녀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고, 또 애정을 쏟는 편입니다.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모두 우리 아이에게 해 주고 싶어 하죠. 그러나 그것이 마냥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잘 해주는 만큼 아이들도 잘 해줄 거야’라는 그 무의식적인 생각이 아이들을 억압하고 세상에 대한 비뚤어진 시각을 갖게 하는 겁니다. 그렇게 비뚤어지기 시작한 아이들이 가정에서 느끼지 못하는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비행 청소년 집단을 형성하게 되고, 돈이 부족한 아이들은 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하죠. 집단을 형성하게 되면 책임감과 죄책감 또한 상대적으로 낮아집니다. 주변에 나와 같은 아이들이 있고, 그들만이 나를 이해해 준다고 생각하며 범죄의 수위는 나날이 높아지게 됩니다.

Q. 청소년은 청소년법에 의해 보호를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 처벌 수위가 많이 약한 편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부분도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이 되고 있고, 찬반양론 또한 쟁쟁합니다. 개인적인 시각마다 다르겠지만, 청소년에게 가해지는 처벌의 수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최대 20년의 징역까지도 구형할 수 있고 그 이외의 부분에서도 점점 처벌이 강화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Q. 청소년 범죄 예방을 위해 개인적·사회적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이미 일어난 후에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가 힘듭니다. 전문적인 사전교육을 진행해 청소년 범죄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교육의 대상은 청소년뿐만이 아닙니다. 청소년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모님들의 교육 또한 시급합니다. 아이들을 어떤 방향으로 양육해야 하는지, 또 어떤 행동이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를 알지 못하는 부모님들은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따라서 청소년과 더불어 부모님들을 위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사전 교육제도가 마련돼야 할 것이며, 다른 무엇보다도 청소년들의 행복이 가장 우선시 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분위기가 조성되기 위해서는 사회구성원 개개인들의 노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입시, 경쟁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을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서 대우해야 합니다.

Q. 심리상담자로서 청소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지금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야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내가 뛰어난 부분, 내가 노력해서 개선해야 할 부분들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이 이때까지 겪어왔던 고통, 두려움, 분노와 같은 감정들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자기 인생의 주인공들입니다. 결말이 지어지기는커녕, 이제 겨우 사회로의 발걸음을 한 발짝 떼기 시작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 앞에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 여러분만의 독특한 각본을 써 내려가는 과정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글=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최다인 기자(아주경제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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