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트] 北, 관광문호 개방의 과제

2017-08-2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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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신 다우KID 대표 겸 통일부 교육위원.


최근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서방 국가들로부터 고립 위기에 처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북한은 관광개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인들에게 자전거와 도보로 관광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북한을 관광하려면 직행 비행기로 평양에 들어가거나 열차·버스로 국경을 넘어야 했다.

그러나 최근 교통수단과 출입국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출입국에 필요한 통행증 발행 수속도 간소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런 변화는 관광문호를 개방해 외화수입을 높이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북한과 지역교류 활성화로 개방을 앞당기려는 중국의 입장이 맞물린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유야 어떻든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해 고립되지 않으려는 움직임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북한이 관광문호를 개방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북한 중앙통신은 평양관광대학이 개설됐다고 보도했고, 원산사범대학과 신의주 제1사범대학 등 각 도의 사범대학에도 관광학부가 설치돼 관광일꾼과 전문가를 양성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전문교육기관 개설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북한의 대외 신인도가 추락했고, 경험 부족으로 관광산업의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따라서 북한이 관광문호를 개방하려면 무엇보다 금강산종합관광산업을 내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북한은 ‘금강산 국제관광특구개발사업의 특혜사항’ 공지를 통해 본격적인 투자유치에 나섰다. 이에 따라 금강산을 비자면제 지역으로 하고 세관수속도 신고제로 하겠다고 밝혔다. 관광효과를 높이기 위해 케이블카를 비롯한 시설 확장과 먹거리 등 금강산 관광 노하우를 넓힌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북한의 노력에도 금강산 관광사업의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핵실험으로 불신이 커졌고, 유엔의 대북제재 때문에 관광객이 크게 줄었을 뿐 아니라 인적도 뜸할 정도로 적막해졌기 때문이다. 북한이 싱가포르에서 임차해온 대형유람선 ‘황성호’는 지금까지 나진항에서 금강산까지 세 번밖에 운항하지 못했다.

북한이 관광문호를 개방하려면 무엇보다 금강산 관광에 대한 문제점을 과감히 시정해야 한다. 남측관광객 피격사망사건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책에 대한 원칙과 입장을 밝혀야 한다.

더불어 현대아산의 관광시설과 독점계약권도 돌려줘야 마땅하다. 몰수한 남측 재산도 모두 원상회복하고 남북 간 합의된 관광사업을 정상화하는 것이 순서다. 김정은 체제가 관광문호를 개방하고 성공하려면 먼저 핵 실험을 포기하고 통일사업으로 승화·발전시키는 것이 당면한 과제다.

아울러 우리는 통일 후 북한개발의 염원을 담아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우리의 통일국토의 권리를 저버리게 놓아둬서는 안 된다. 필자의 눈에 비친 북한의 속내는 전쟁이 아니라 서방 국가들로부터 관심을 불러일으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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