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물가 초비상 비축물량 방출…물가 고공행진에 “지갑 열기 무서워”

2017-09-0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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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추석 전 물가잡기 총력…수급 안정대책 조만간 발표

8월 소비자물가 2.6%↑…허리띠 졸라매는 소비자들

채소류 등 신선식품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추석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3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평년의 2배 수준으로 오른 배추 등을 고르고 있다. 지난달 신선식품 지수가 18.3% 상승, 2011년 2월 21.6% 오른 이후 6년 6개월만에 가장 많이 뛰었다. 신선채소와 신선과실이 나란히 전년 대비 22.8 상승했다.[연합]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벌써부터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가로 지갑 열기가 조심스럽다. 여행 등 레저를 줄이고, 필요한 생필품만 최소한 구매하는 등 소비 패턴도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

정부는 불안한 소비심리가 추석까지 이어지면 밥상물가에 영향이 미칠 것으로 판단, 조만간 수급 안정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널뛰는 농산물··· 소비부진으로 이어질까

추석을 앞두고 애호박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3배 넘게 뛰었다. 올여름 가뭄과 폭염, 폭우 등 이상기온에 따른 피해로 출하가 늦어지며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한 지난달 31일 기준 '주요농산물 일일 도매가격'을 보면 기상 악화 등으로 노지채소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호박 20개 도매가격은 5만8710원으로 평년 1만6580원보다 3배 넘게 급등했다. 배추 한 포기 가격은 5820원으로 평년 2996원보다 두배 가까이(94.2%) 뛰었다. 청상추 4㎏ 가격은 3만8863원으로 평년 2만3574원에 비해 64.9% 상승했다.

축산물의 경우 조류인플루엔자(AI)와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계란과 닭고기 소비가 줄며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명절 수요와 대체 수요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도 전년 동월보다 2.6% 상승했다. 이는 5년 4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오락‧문화를 제외하고 일제히 상승곡선을 탔다.

전체적으로 보면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체감물가지표인 생활물가와 신선식품 지수가 일제히 상승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체감물가가 높아지면 소비자가 지갑을 쉽게 열지 않는다.

특히 살충제 계란 파동은 8월 물가상승을 부추겼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이 12.2% 올랐는데, 전체 물가를 0.96%포인트 끌어올리는 단초를 제공했다.

통계청은 폭염‧폭우로 작황 여건이 악화된 채소류 가격 오름세가 물가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8월 물가상승은 농축수산물뿐 아니라 유류, 공공요금 등 전체적인 가격 이 상승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심상치 않은 물가상승에 정부 비축물량 방출 확대

정부도 최근 물가상승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이다. 늦기 전에 소비심리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높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지난 1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물가안정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들썩이는 부분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추석 이후까지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질 경우, 4분기 내수시장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 3%대 달성도 물가가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김 부총리는 “배추를 비롯한 채소류 등의 가격불안이 서민 장바구니와 추석 물가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급조절물량 방출 확대, 산지 생육관리 등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며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는 것도 국민 안전과 내수회복에 필수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추석 성수품 수급·가격안정을 위해 주요 농산물 비축물량을 풀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오는 11일부터 내달 2일까지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대책반'을 운영한다.

추석에 수요가 많은 배추·무·사과·배·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계란·밤·대추 등 10개 농·축·임산물 중점관리 품목의 공급확대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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