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근 부회장 "통상임금 소송 패소로 특근 중단 고민"

2017-09-1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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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기아차가 스토닉을 공개했다. (왼쪽부터)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이경수 주 독일대사, 마이클 콜(Michael Cole) 기아자동차 유럽법인 최고운영책임자, 오태현 기아자동차 해외영업본부장이 스토닉 발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기아차 제공]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은 12일(현지시간) "국내 공장에서 더 이상 특근을 진행하지 않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상임금 소송 패소에 따른 회사 부담액은 약 1조원으로 추산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공장 해외이전과 관련해서는 “이전이 쉬운 일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기아차는 지난달 31일 통상임금 1심 소송에서 패소했다. 1심 판결로 당장 노조에 지급해야 하는 돈이 4223억원이며, 추후 발생분까지 고려하면 약 1조원 수준의 잠재적 재정부담을 안게 됐다.

그동안 자동차업계가 국내 공장에서 특근을 시행한 것은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특근을 중단해 임금인상 요인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 부회장의 설명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기아차가 통상임금 인상에 따른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경우 5000여곳에 달하는 협력사들과 현대차그룹 내 계열사들의 경영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아차의 어려움이 수직계열화돼 있는 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 등으로 옮겨갈 수 있고, 결국 모기업인 현대차도 타격을 입을 수 있어 국내 자동차 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기아차는 올들어 사드 보복 후폭풍으로 중국 시장에서도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사드 때문에 상당히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신제품 개발은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현대차가 중국에서 부품업체 납품대금 지연 문제로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된 것과 관련해선 "기아차는 그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이번 모터쇼를 통해 유럽 시장에 데뷔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토닉'의 판매 목표를 연간 7만대로 제시했다. 그는 "스토닉은 유럽을 겨냥해서 개발했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며 "내년 유럽에서 7만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디젤 모델만 출시했던 국내와 달리 유럽 출시 스토닉은 △1.0 터보 가솔린 △1.25 가솔린 △1.4 가솔린 △1.6 디젤 등 4종을 선보였다. 또 유럽 고객의 니즈에 맞춰 차체와 루프를 서로 다른 색으로 조합하는 '투톤 컬러'를 적용, 차별화된 개성미를 강조했다.

마이클 콜 기아차 유럽판매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유럽에서 B세그먼트(소형)가 성장하고 있는 때문에 이번 스토닉의 출시는 '퍼펙트 타임'"이라며 "스포티지와 쏘렌토로 이어지는 기아차의 헤리티지가 스토닉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현재 중국과 미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이 인도와 함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특히 스토닉이 가세하면서 올해 유럽시장 판매목표 47만대 달성도 무난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유럽이 가장 괜찮은 시장이다"며 "지난달까지 전년 대비 약 7% 성장했는데, 산업 성장보다 더 했다"고 평가했다.

스토닉이 판매될 B세그먼트 시장은 유럽에서 연 110만대 규모이며, 오는 2020년에는 200만대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는 다음주 유럽에서 스토닉 미디어 행사를 개최하고 이달 말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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