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낙마 되나, 중기부 출범부터 ‘삐걱’…'실낱 희망' 속, 중소기업계 '멘붕'

2017-09-1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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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박성진 후보자가 결국 정치권 공세를 버텨내지 못하고 낙마할 위기에 놓이면서 중소벤처기업부 출범이 초반부터 삐걱되게 됐다.

중기부 탄생이 2개월가량 지났지만 부처를 이끌 장관 임명이 또다시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저임금 인상 문제와 근로시간 단축 문제 등 산적해 있는 중소기업계 핵심 현안 불통은 물론 정책을 관장할 주요 책임자들의 인선 공백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퇴 압박에도 끝까지 버틴 박 후보자를 청와대가 임명 강행할 가능성도 남아 있어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정치권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마저 박성진 중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등을 돌리며 청문보고서 채택을 불허하는 결정을 내렸다. 특히 이에 앞서 민주당 측은 박 후보자를 추천한 청와대의 입장을 고려, 자진 사퇴를 유도하기도 했다.

여권마저 부적격 판단을 내리면서 부담을 안게 된 청와대가 박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지만, 송영무 국방부 장관 임명 당시 국회 결정과 다르게 시차를 두고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한 바 있어, 실낱같은 가능성은 존재한다.

박 후보자가 최종 낙마될 경우, 문 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중소기업 천국시대’를 이끌어갈 장관 자리가 자칫 연말까지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기상 즉각 새로운 인물을 장관에 지목하더라도 2주간 준비 기간을 거쳐야 하는 청문회를 진행하면, 추석 전에는 장관 임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게다가 추석 이후에는 국정감사 기간에 돌입해 10월 한 달간 모든 초점이 여기에 집중되는 만큼, 장관 임명을 위해선 결국 연말까지 가야만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렇게 될 경우, 중소기업계의 숙원이었던 중기부를 탄생시켰음에도 불구하고 3~4개월 이상 수장을 찾지 못해 출항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특히 장관 부재로 중기 정책 방향 등을 확정지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업계 현안 처리와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질 수도 없는 상황이다.

문 정부의 일자리 전담 부처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중기부 장관 자리 공백으로 타 부처와의 협업 주도가 힘들어져,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 기반을 만들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업계 최대 현안인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문제 등 중소기업계 입장을 고려한 정책을 반영해줄 수장이 없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아울러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장관 자리가 잡혀지지 않으면서, 산하 기관장들의 거취뿐 아니라 관련된 모든 인사들이 명확하게 자리를 잡지 못한 채 불안한 모습을 이어갈 전망이다. 현재 4실 체제를 갖추고 있는 중기부에서 기획조정실장을 제외한 중소기업정책실, 창업벤처혁신실, 소상공인정책실 등 3개 실장이 아직도 공석이다.

중소기업계는 멘탈 붕괴에 빠진 모습이다.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기중앙회 측은 “최대한 빠른 시간에 중기부 후보자를 결정, 임명해야 한다”며 “새 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이 넘었는데도 중기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벤처기업계와 소상공인 쪽은 상황을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한 채 말을 아꼈다. 박 후보자는 벤처 전문가 출신이며, 최근 청문회 등을 통해선 소상공인 정책 쪽에 힘을 불어 넣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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