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비위가 적발된 한국석유공사 사장과 한국석탄공사 사장이 최근 나란히 사표를 제출했다.
오는 2019년까지 임기가 남은 이들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임기 만료 전 사표를 낸 공공기관 수장은 한국가스공사, 한국디자인진흥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발전자회사 4곳에 이어 9곳으로 늘었다.
12일 정부 관계자와 업계에 따르면 백창현 석탄공사 사장이 지난달 중순 산업부에 사표를 낸 데 이어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도 지난 10일께 사표를 제출했다.
이번 사의 표명은 정부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감사원은 지난달 5일 디자인진흥원과 석탄공사, 석유공사의 채용 관련 비위행위를 적발, 주무부처(산업부)에 기관장의 인사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김정래 사장은 감사원 조사가 부당하다며 최근까지 '자진 사퇴'를 거부해왔다.
지난 9월 11일 페이스북에 "마치 석유공사 사장이 큰 비리를 저지른 파렴치한 같이 만들어 놓고 사임을 요구하면, 나의 생각에 반하여 절차에 따라 해임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는 등 반발해 왔다.
그는 또 "공기업 사장 교체는 정부의 고유권한으로 정부가 교체의 필요성을 설명, 양해를 구하고 사임을 요청하면 거부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 9월 "취임 후 공공기관장과 간담회를 열고 국정철학을 공유했다"며 "이를 통해 같이 가실 수 있는 분들은 같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가 남아 있더라도 국정철학과 맞지 않는 공공기관장은 물갈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김 사장과 백 사장의 임기는 각각 2019년 2월 1일, 2019년 11월 14일까지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비위 사실이 있다면 엄중한 조치를 취한다는 게 산업부의 방침이라며 "현재 감사원 감사에 대한 조사 등이 필요해 사표 수리는 안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