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로 인한 '피크 오일'? 예상보다 늦춰질 수도

2017-10-30 15:31
  • 글자크기 설정

[사진=연합/AP]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원유 수요의 미래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예상보다 더 급격하게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수요 감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 역시 최근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고 닛케이아시안리뷰가 최근 보도했다. 

최근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에서는 잇따라 화석연료 자동차들의 신차판매를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2040년부터 휘발유와 경유 차량 판매가 금지된다. 중국 역시 자동차제조업체들에게 일정 비율 이상의 친환경 자동차를 생산하도록 했으며, 인도 역시 전기자동차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동차 연료가 전체 석유소비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친환경자동차의 증가는 곧 원유수요 감소를 의미한다. 때문에 지난 9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개최한 원자재 행사에서 한 전문가는 원유수요의 정점을 의미하는 피크 오일(peak oil) 시기를 2030년이나 2040년에서 2020년으로 당겨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고  리뷰는 전했다. 

그러나 전기차 상용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여전히 많아 피크 오일의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IEEJ)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야나기사와 아키라는 "전기차의 상용화가 계획했던 대로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고 닛케이아시안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전기차가 주류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기반시설 확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노무라 증권의 선임이코노미스트인 오코시 다추후시는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전기 공급은 전기차 상용화에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이나 인도 등 개발도상국은 기반시설이 열악해 전기차의 확산에 애로 사항이 더 많다. 

인프라가 잘 갖춰진 영국과 프랑스 등지에서 모든 차가 전기차로 대체된다고 할지라도 원유 소비 전체에 영향을 주기는 힘들다. 뿐만 아니라 세금 및 보조금 등 다른 시스템 문제도 있다. 일본, 미국 그리고 다른 유럽 국가들은 유류세를 걷어 도로를 정비하고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 휘발유 등의 판매감소로 인한 향후 유류세 급감에 대한 대안을 찾는 것도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리뷰는 전했다. 

게다가 중국은 그동안 공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자동차에 많은 보조금을 지급해왔으나, 올해부터 지원금을 삭감하기 시작했다. 세계최대 전기차 시장의 보조금 삭감은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수요증가로 전기차 배터리의 가격이 계속 올라가면서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원유의 총소비는 증가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성장으로 인한 전체적 수요 증가 덕이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피크 오일의 시기는 더욱 늦춰질 수도 있다고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지적했다. 

최근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기술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경제적 효용성과 소비자 친화적인 요소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한 진정한 의미의 전기차 시대를 낙관하기는 힘들다고 닛케이아시안 리뷰는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