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印尼다] 버거운 13억보다 즐거운 2.5억…롯데·CJ 판 옮긴다

2017-11-1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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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보다 큰 시장성…국내 유통사 공략 나선 세계 4위 인구대국

인도네시아 롯데마트 마니스트립점[사진=롯데마트 제공]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시장에서 곤욕을 치른 국내의 대다수 업체가 동남아시아로 방향을 틀었다. 국내 업체들은 동남아 시장공략을 위해 초기엔 베트남을 중심으로 진출을 시도했으나 점차 남단에 위치한 인도네시아의 시장성을 주목해 더욱 진출을 늘리는 추세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최남단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도서(島嶼) 국가다. 1만 7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섬마다 다양한 문화와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리상으로는 동남아 남단에서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태국, 미얀마 등 모든 동남아 국가를 해상으로 이동할 수 있고 특히 믈라카해협의 요지를 차지해 인도양 이슬람 문화권에서 주요한 국가다.
또 인구는 세계 4위 규모인 2억5000만명 수준으로, 이 가운데 66%가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에 포함된다. 2010년 이후 연평균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등 향후에도 높은 경제성장률이 예견되는 곳이다. 특히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도여서 향후 할랄 문화권 진출 교두보 역할의 기대감도 높다. 아울러 여타의 동남아지역과 마찬가지로 한류문화의 친숙도가 높아 국내 대기업의 다양한 제조품 수출 및 유통사업뿐만 아니라 콘텐츠 사업도 활발히 진출하는 신흥시장으로 평가된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롯데와 CJ 등 식음료와 유통을 모두 관할하는 대기업이 일찍부터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롯데는 2008년부터 유통과 화학부문 위주로 투자를 집중한 결과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액의 약 15%를 인도네시아에서 거두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현지 국영 철강회사로부터 매입한 부지에 에틸렌을 생산하는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유화 분야에서 거대 동남아 시장을 선점, 아세안 국가에서 지배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신동빈 롯데 회장은 문 대통령의 순방일정에 맞춰 인도네시아 출장길에 올라 현지 롯데마트와 백화점, 면세점 등 유통채널과 식음료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장을 두루 살폈다. 지난달에는 인도네시아 재계 2위 살림그룹과 손을 잡고 합작법인 ‘인도롯데’를 설립, 향후 인도네시아의 온라인 시장까지 거머쥔다는 계산이다. 인도네시아 온라인쇼핑몰 시장은 2015년 기준 4조2000억원 규모로 인도네시아 전체 유통업에서 0.7%를 차지한다. 인도네시아의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한국의 2000년대 초반과 매우 비슷한 상황이며, 온라인 시장도 초기단계여서 향후 시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식품 업계에서도 인도네시아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더불어 1인당 육류 소비도 늘어나는 만큼 다양한 식음료 사업의 블루오션으로 삼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금기시되는 돼지고기 대신 한우, 닭 수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림그룹은 지난달 인도네시아의 사료 및 종계(병아리용 계란 생산) 시장 진출을 위해 주력 계열사인 팜스코를 통해 인도네시아 축산기업 수자야그룹의 사료 및 종계 사업부문을 최종 인수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지역은 할랄 음식에 해당하는 닭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어 이를 위해 우선 종계 시장의 포석을 놓은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러 유통기업들이 베트남 사업 확장에 우선 집중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 시장도 만만치 않은 잠재력이 있는 곳”이라며 “베트남은 중국처럼 공산국가라 정치적 변수가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그런 점에서 한층 안심할 수 있는 아세안 신시장으로서 매력적인 곳”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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