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사의…"어떤 불법도 관여 안해, 진실규명 나설 것"

2017-11-1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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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e스포츠협회의 자금 유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 조사를 앞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1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사의 표명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굳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e스포츠협회의 자금 유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 조사를 앞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16일 결국 자진사퇴했다.

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급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김기정 국가안보실 2차장에 이어 새 정부 출범 이후 두번째다.
전 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저는 오늘 대통령님께 사의를 표명했다"며 "길지 않은 시간 동안이지만 정무수석으로서 최선의 노력으로 대통령님을 보좌하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누를 끼치게 되어 너무나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염원으로 너무나 어렵게 세워진 정부, 그저 한결같이 국민만 보고 가시는 대통령께 제가 누가 될 수 없어 정무수석의 직을 내려놓는다"며 "국민께서 문재인 정부를 끝까지 지켜주실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제 과거 비서들의 일탈행위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저는 지금까지 사회에 만연했던 게임산업에 대한 부당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고 e스포츠를 지원·육성하는 데 사심 없는 노력을 해왔을 뿐 그 어떤 불법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전 수석은 이어 "언제든 진실규명에 적극 나서겠다"며 "불필요한 논란과 억측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침통한 표정의 전 수석은 마이크 앞에서 20초가량 말문을 열지 못하다가 준비해온 회견문을 1분 30초 정도 읽었고, 고개 숙여 인사한 후 질문을 일절 받지 않고 회견을 마쳤다.

그는 "수고들 하세요"라는 한마디만 남긴 채 타고 온 검은색 카니발 차를 타고 춘추관을 떠났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업무상횡령·범죄수익은닉(자금세탁) 등 혐의로 전 수석의 의원 시절 비서관이었던 윤모씨 등 3명을 구속했다. 윤씨 등은 2015년 7월 협회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3억원 중 1억1000만원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윤씨에게는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제3자뇌물) 혐의도 적용됐다.

이와 관련해 전 수석은 그동안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심정"이라면서 "언론에 보도된 롯데홈쇼핑과 관련해 어떠한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하는 등 자신의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전 수석은 사퇴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여러 언론 보도가 나오자 지난 15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사퇴 의사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고, 실제 이날 임종석 비서실장과의 협의에서도 거취 문제를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야당과의 협치가 절실한 상황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되고, 박근혜·이명박 정부 '적폐청산' 추진 등으로 정국이 살엄음판으로 가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전 수석이 조속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번 주말까지 나흘간 공식일정을 비우고 포항 지진 피해 수습과 안전 대책 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인다. 아울러 홍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감사원장 지명, 동남아 순방 후속조치 이행 등 정국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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