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어린이집 현장방문… "국공립 유치원 등 이용 비율 임기내 40% 달성 가능"

2018-01-2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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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정 슬로건 ‘내 삶이 달라진다’ 첫 현장방문…보육ㆍ저출산정책 점검

"올해 보육예산 8조7천억, 1980년대초 국가예산" "늦은 시간까지 질 높고 저렴한 유치원 적어 국공립 선호…너무 부족"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보육정책과 관련한 현장 방문으로 서울 도봉구 한그루 어린이집을 방문해 학부모 및 보육교사들과의 간담회 중 학부모인 김선미 씨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정부가 보육에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 우선적인 과제는 국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이용할 아동 비율을 높여 적어도 제 임기 중 4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현재 추세로 가면 임기 말에 40%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도봉구의 국공립보육시설인 한그루 어린이집을 방문,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다행히 작년에 추경 예산 덕분에 원래 목표보다 배 이상인 370개가 넘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만들었고, 올해 450개를 만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어린이집 방문은 올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 기조인 '내 삶이 달라진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첫 번째 현장방문 행사다.

아울러 최근 교육부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방과 후 영어수업을 없애겠다고 했다가 학부모들의 반발에 부딪혀 결정을 1년 유예키로 하는 등 정책 혼선이 빚어진 것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올해 우리나라 보육 예산이 무려 8조 7천억원으로, 그 돈이 얼마나 많은 돈인가 하면 1980년대 초 대한민국 총예산이 그 정도 금액이었다"며 "부모님들의 보육에 대한 부담을 나라가 덜어드리려 그렇게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데, 부모님들은 안심하고 맡길 만한 유치원이 없다고 하신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일하시는 분들, 특히 맞벌이는 직장에서 일이 늦어지면 시간제 보육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럴 때 해주는 유치원이 많지 않아 부모들은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보육 질도 높은 국공립 어린이집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아직 너무 부족해 국공립 유치원·어린이집에 갈 수 있는 아이가 13%로 10명에 1명꼴밖에 되지 않는다"며 "대기자 수만 30만명이어서 국공립 유치원·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것은 마치 로또복권에 당첨된 거 같다고 한다. 여기 계신 분들은 다 로또복권에 당첨되신 분들"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여기 계신 분은 국공립을 보내 나은 편이지만, 아직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국가에 바라는 점이 많을 것 같다"며 "이 자리에서 초보 아빠인 (배우) 류수영씨를 비롯해 학부모·선생님들께서 국가 보육정책이 가야 할 방향과 보완할 점을 편하게 말씀해주시면 보육정책 수립하는 데 도움될 것 같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보육정책과 관련한 현장 방문으로 서울 도봉구 한그루 어린이집을 방문해 어린이들과 마술공연을 관람하던 중 마술사 최현우씨의 제안으로 마술보조를 해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9월 개원한 한그루 어린이집은 과거 쓰레기 무단 투기 장소 등으로 방치됐던 아파트 단지 사이의 자투리 부지를 활용해 지어진 시설이다.

학부모 간담회에 앞서 문 대통령은 만3·4세 어린이 28명(장애 어린이 5명 포함)과 함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홍보대사인 마술사 최현우 씨의 마술쇼를 참관했다.

문 대통령은 마술사 최현우씨가 보육교사를 공중에 띄우는 마술 등을 신기한 표정으로 지켜보고는 아이들과 함께 박수를 쳤고, 자신도 마술쇼에 직접 참여했다.

문 대통령은 마술사 포즈를 취해달라는 최씨 요청에 팔짱을 낀 뒤 마술사 복장을 하고 최씨와 함께 아이들에게 각종 마술을 보여줬다.

최씨가 마술을 하는 과정에서 "대통령님 오늘 입으신 속옷 색깔을 말씀해달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선뜻 "파란색"이라고 답을 해줬다.

최씨가 "이제 우리 모두 알았어요. 대통령님 속옷 색깔이 뭐죠?"라고 묻자 아이들은 '파란색'이라고 외쳤다. 최씨는 "오늘 중요한 국가기밀을 안 거야"라며 "꼬마친구들도 어떤 생각을 하든 무슨 일이든 마술처럼 이룰 수 있으니 열심히 파이팅"이라고 했다.

마술쇼 참관 후 문 대통령은 어린이들에게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모습으로 뜬 털모자와 동화책 세 권이 담긴 선물상자를 선물했다. ​어린이들도 '대통령 할아버지 건강하세요' 등 다양한 색깔로 쓴 메시지가 담긴 나무판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고마워"라고 인사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자리를 옮겨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생후 5개월 자녀를 둔 배우 류수영씨도 특별손님으로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인사말에 이어 학부모들은 약 30분간 정부의 어린이집 정책과 저출산 정책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학부모 김선미(32)씨는 "40%까지 확충되면 많은 어린이들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맞벌이 부부인데, (국공립) 어린이집은 퇴근 후인 저녁 7시반까지 (아이를) 맡아줘 감사하고, 많은 분이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린이집은 유아 보육과 교육, 저출산 문제가 연결된 상징적 장소"라며 "정부의 어린이 보육정책은 저출산·고령사회 문제 해소에도 중요한 포인트라는 점에서 어린이집을 첫 번째 현장방문 장소로 택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이동진 도봉구청장 등이 참석했으며, 청와대에서는 장하성 정책실장, 김수현 사회수석 등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이 일정을 마치고 어린이집 밖으로 나오자 지역 주민 30여명은 "생신 축하한다"며 장미꽃·안개꽃 다발을 선물하고 박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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