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약시장, 체질 개선 나선다

2018-02-07 14:00
  • 글자크기 설정

저품질 복제약서 바이오 신약 개발로 '질적 성장' 기대

고품질 지향·혁신적 R&D 적극 투자

제약산업 역량 강화로 새기회 맞을 것

중국 광저우(廣州)에 위치한 한 생물제약업체의 연구개발(R&D)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올해 중국 제약시장엔 막강한 소비력과 정부 정책의 수혜를 기반으로 바이오 신약 중심의 질적 성장이 예고됐다. 

중국 제약시장은 국가 경제성장, 가계소득 증가 등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지난 2013년 미국 뒤를 이은 세계 2위 자리에 올랐다. 중상(中商)산업연구원은 오는 2020년 중국 의약품시장 시장 규모가 1조7919억 위안(약 309조4432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빠른 성장 속도에도 불구하고 중국 제약시장은 저(低)품질의 제네릭(복제) 의약품, 신약의 공급 부족, 낮은 산업 경쟁력 등의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산업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신약 개발 장려, 의료보험 편입 목록 확대, 복제 의약품 일치성 평가 가속화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의 주요 정책 키워드 중 하나가 ‘질적 성장’이고, 이와 관련된 정부 정책이 끊임없이 추진됨에 따라 전문가들은 올해가 중국 제약산업의 질적 성장을 실현하는 '첫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바이오 신약 중심을 한 연구개발(R&D)이 두드러질 것으로 점쳤다.

지난해 6월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관리감독총국(CFDA)은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 공식 가입하고, 의약품 평가·승인제도 전반에 걸친 개혁을 단행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 내 혁신적이고 품질이 높은 의약품들의 R&D가 적극적으로 이뤄졌고, 올해에도 지속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신규 의료보험 목록 시행의 파급효과가 향후 2년간 더욱 뚜렷해지고, 산업 성장을 억제했던 의료보험료·의약품 가격 영향력이 점차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부 정책으로 중국 제약산업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증권 차이나센터는 “앞서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자국의 제조업 자생력을 강화했다"며 "중국 제약업계도 ICH 가입을 발판삼아 글로벌 제약업체를 벤치마킹 하는 등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폐쇄적이던 중국 제약시장이 개방되고 정부의 신약 개발 독려로 산업 중심이 기존의 복제 의약품에서 바이오 신약으로 전환돼 양보다는 질적 부문에서의 성장이 주로 이뤄질 것이란 이야기다.

실제로 중국 CFDA와 과학기술부는 최근 ‘식품의약품 과학기술 혁신 업무 강화와 촉진에 대한 지도의견(이하 지도의견)’을 공동 발표했다.

제약산업 내 저조한 혁신 의약품 개발 환경을 개선하고, 시중 판매 의약품의 품질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지도의견에는 복제약 품질 및 일치성 평가와 시중 판매 의약품·의료기기에 대한 검측과 재평가를 진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더불어 혁신 의약품, 아동 전문의약품, 임상실험 응급·희귀병 치료 의약품의 의료기기 R&D도 중점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국가임상의학연구센터, 의약품 의료기기 혁신 체인과 관련된 국립연구소 등을 설립할 방침이다.

혁신 의약품에는 독립적인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독자적 의약품과 약효가 높은 복제 의약품이 포함된다.

리원징(李文靜) 중국 카이위안(開源)증권 연구원은 “견고한 자금과 풍부한 임상경험으로 국내외 경쟁에 적극 참여하는 대기업과 차별화를 통해 단기적으로 대체 불가능한 의약품을 보유한 분야별 우수기업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헝루이제약(恒瑞医藥), 푸싱제약(复星医藥) 등을 예로 언급했다.

일치성 평가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하지 못한 제약들을 시장에서 퇴출한다는 취지가 담겨있다.

중국 국무원은 12차 5개년 계획(2011~2015년)에서 일치성 평가를 처음 언급했고, 2015년 8월에 국내 경구용 복제 의약품과 오리지널 의약품의 일치성 평가를 진행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삼성증권 차이나센터는 “일치성 평가는 중국 제약산업의 공급 측 개혁을 주도하고, 평가를 통과한 의약품들은 의료보험 목록 편입에서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제약업계도 정부의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다.

중국 제3자 의약서비스 플랫폼 맥스콜라사(MaxColla·麥斯康萊)의 스리천(史立臣) 창립자는 “중국 의약품 시장의 소비규모는 크지만 신약 개발 등은 질적 수준은 매우 낮은 편”이라며 “현재 정부의 정책은 중국 제약산업의 약점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CFDA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1~2016년 동안 선진국의 신약 개발 규모가 433종에 달한 것과 달리 중국은 100여종에 그쳤다.

스 창립자는 “CFDA와 과학기술부의 지도의견은 국가임상의학 연구센터 설립, 인재육성, 인센티브 제도, 다방면의 자금 투입 경로 모색 등을 골자로 한다”며 “이는 제약의 혁신 R&D 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신약 개발에 대한 심사등록제, 판매면허 소지자 제도 등에 대한 문제를 이미 고려한 것도 업계 혁신능력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며 “정부 정책으로 업계의 신약 개발 속도를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스 창립자는 지도의견 내 국가임상의학연구센터 설립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임상연구 분야는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국가위계위)에서 관장하고 있는데 이번 지도의견에서 CFDA 주관의 임상연구센터 설립이 언급됐다"며 "국가위계위가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