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의 연예프리즘] 고현정 '리턴' 하차,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어기는 일 아닌가요?

2018-02-13 15:28
  • 글자크기 설정
 

배우 고현정이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 새 수목드라마 '리턴'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배우 고현정이 출연중이던 SBS 수목드라마 '리턴'에 갑작스럽게 하차를 선언해 시청자들에게 당혹감을 안기고 있다. 

고현정은 지난 8일, 제작진과의 불화로 '리턴'에서 하차했다. 고현정 측은 "한 사람이 문제라면 그 사람이 빠지는 것이 맞다"고 전하며 SBS의 하차 통보를 받아들이겠다고 전했다. 고현정은 리턴 섭외 단계에서의 설정과 출연 비중 등이 현저히 달라졌다며 계속된 수정을 요구해오다 결국 원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하차를 선언하게 됐다. 
SBS는 고현정 하차 후 박진희를 고현정의 후임으로 섭외했다. 평창올림픽 중계로 드라마가 결방되는 2월 둘째주 촬영을 재게해 곧 드라마를 정상화시키겠다고 밝힌 것. 

드라마 리턴 현장에서는 고현정과 주동민 PD에 관한 끊임없는 루머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주동민 PD에 대한 고현정의 욕설과 폭행 그리고 고현정의 촬영장 무단 이탈, 그냥 기분이 별로라 촬영장에 나가지 않겠다는 고현정의 전언 등 온갖 루머가 나돈다. 심지어 고현정이 법정 신에서 대사를 외우지 않고 프롬프터를 사용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고현정과 주동민 PD, 현장 관계자들의 연이은 폭로전에 정작 드라마의 주인인 시청자들이 외면을 받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리턴’을 기다리고 있는 시청자들에게는 슬픈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리턴은 수목드라마 중 시청자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 드라마다. 지난달 17일 6.7%의 시청률로 시작한 리턴이 매회 시청률이 오르며 지난 10일 방송된 13회, 14회는 각각 14.4%, 17.4%(닐슨 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촘촘한 이야기 전개와 연이은 반전으로 리턴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주연배우가 바뀐다는 것은 드라마의 결이 완전히 달라지는 셈이다. 고현정의 연기에 몰입해서 드라마를 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갈 곳을 잃었다. 난데없이 새로운 배우가 등장해 그 자리를 대신한다면 그 생경함은 무엇으로 채워야하는가?

한편의 드라마가 제작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들어간다. 고현정은 '리턴' 제작발표회 당시 이번에 미니시리즈로 데뷔하는 최경미 작가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 "대본을 읽었을 때 신인 작가의 대본이라는 느낌을 전혀 못 받았다. 그리고 어떤 작품을 제의를 받거나 대본을 볼 때 이 분이 예전에 어떤 작품을 하셨는지 어떤 작품을 하셨는지는 다 읽고 나서 궁금해하는 편이다. 그런 선입견은 없었다"고 답한 바 있다.

출연이 결정되기 전 이미 완성된 4회 이상의 대본을 고현정이 직접 보고 출연을 결정한 상태에서 촬영이 시작된 이후 분량 등을 문제삼으며 출연 자체를 번복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배우의 입장에서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기대보다 적은 출연분량에 불만이 있을수도 있다. 하지만 본인의 출연분량을 문제삼아 아예 극에서 하차한다는 것은 책임감의 결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드라마를 애청하던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저런 잡음들과 주연배우의 교체로 과연 전처럼 드라마 자체만에 몰입해서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고현정은 어쨌든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저버렸다. 아무리 이행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한다해도 한번 맡은 역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끝까지 수행해 나갔어야했다. 인생을 드라마라고 친다면, 내가 맡은 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삶을 때려 칠 수는 없는 일 아닐까?

누구나 내가 서있는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변하고 그 상황을 변화시키는 것도 나의 노력과 성실도, 책임감이다. 오랜 경력의 배우로서 고현정은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나아가 제작진 또한 시청자들에게 대한 책임을 저버린 셈이다. 아무리 시청자 반응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대본이라고 해도 주인공이 본인의 역할이 현저히 줄어 그 존재감을 느끼기 어렵다고 하는 상황을 만든 제작진의 책임 또한 크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바뀌어도 시청률만 잘 나오면 된다는 식의 시청률에 좌지우지되는 제작진의 욕망과, 드라마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이 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픈 배우의 욕망이 부딪쳐 결국 드라마의 시청자들만 피해를 입었다. 시청자들이 받은 상처는 누가 책임져 줄 것인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