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춘제 극장가 장악한 착요기2, 중국은 후바앓이 중

2018-02-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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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설 맞아 개봉한 착요기2, 단일 박스오피스 세계 최고 기록

강한 중국 색채, 귀여운 요괴 캐릭터와 CG, 가족관객 공략이 비결

[착요기2]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음력설)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다. 이번 춘제에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중국 영화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작품은 무엇일까. 

2015년 중국 영화 위상을 높이며 역대 흥행기록을 갈아치운 '착요기(捉妖記)' 2편이 그 주인공이다. 설 당일인 16일 개봉한 착요기2는 이날 하루 박스오피스 5억5000만 위안(약 931억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단일 박스오피스 기준 세계 1위 성적으로 '후바(胡巴)' 위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착요기의 잇따른 성공 비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착요기2는 전작에 비해 평점이 낮고 입소문도 약하다는 평가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춘제를 제대로 파고 들었다는 분석이다. 신화를 바탕으로 내뿜는 강한 중국 색채, 귀여움 터지는 요괴왕자 후바와 각자만의 매력을 뽐내는 요괴 캐릭터, 살아있는 듯한 컴퓨터그래픽(CG)은 물론 징보란(井柏然)과 미녀배우 바이바이허(白百何),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량차오웨이(梁朝偉·양조위) 등 믿고 보는 대배우의 활약, 여기에 전편을 바탕으로 한 기대감이 티켓파워를 한층 높였다.

우선 착요기는 중국만의 매력이 느껴지는 이야기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기원전 4세기에 등장한 중국의 지리서로 자연 관련 신화가 수록된 '산해경(山海經)', 신선·귀신·도깨비 등 기이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집인 청 나라 '요재지이(聊齋志異)'에서 모티브를 따와 악의 무리에 맞서 난관을 극복하는 여정으로 감동까지 선사한다. 

전작은 왕자를 임신한 요괴왕후가 악당에 쫓기다 인간 마을에 와 주인공인 쑹톈인(宋天蔭, 징보란)의 입에 알을 밀어 넣으면서 시작된다. 그렇게 청년의 배에서 태어난 요괴왕자 후바와 주인공인 여성 퇴마사 훠샤오란(霍小嵐, 바이바이허)이 함께 여행을 떠나 고난을 극복하며 우정을 키우는 스토리를 담았다.

이번에 개봉한 2편은 전작과 연결되지만 또,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다. 1편에서 후바와 헤어진 쑹톈인은 친구 훠샤오란과 함께 아버지를 찾아 떠난다. 고향으로 떠났다가 요괴왕에게 쫓겨난 후바는 도박꾼 투스구(屠四谷, 량차오웨이), 요괴친구와 만나 의지하며 살아간다. 후바에 거액의 현상금이 걸리고 강호의 고수들이 그를 노리자 쑹톈인과 훠샤오란이 후바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세상을 우습게 보던 투스구가 의리있고 남을 도울 줄 아는 인물로 거듭나는 성장 스토리가 바탕에 깔리며 전체 흐름을 이끈다.
 

[사진=착요기2]


하지만 판타지 영화로 짜임새가 느슨하고 다소 황당할 수 있는 설정도 잇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요기가 '대박'을 친 가장 큰 이유는 가족관객 공략에 성공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이난일보(海南日報)는 19일 관련 사이트 등에서 매긴 영화 평점은 지난해 흥행작 '전랑(戰狼)2'의 뒤를 잇는 애국주의 영웅 스토리 '홍해행동(红海行动)' 등에 비해 낮지만 착요기만의 가치를 확실히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 최대 콘텐츠 리뷰 사이트인 더우반(豆瓣)에서 착요기2의 평점은 5.3점으로 전작의 6.8점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보기드문 가족영화로 춘제를 맞아 한 데 모인 가족들이 함께 극장을 찾아 추억을 쌓는 즐거움을 줬다는 평가다. 또, 중국이 자체 제작한 판타지 영화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줘야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매체 펑파이(澎湃)뉴스는 중국에서 인기를 누린 영화 대부분이 성인 코믹물, 혹은 폭력적 액션영화이며 유·아동을 위한 콘텐츠는 어른들이 보기 힘겨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생긴 틈새 시장을 '후바'의 착요기가 제대로 공략했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 새해와 함께 시작된 대대적인 홍보활동과 연휴에 영화를 즐기는 풍조가 일상으로 자리잡은 것 등이 착요기2의 인기몰이를 도왔다. 착요기 배급업체는 지난달 4일 상하이·베이징·우한·선양·샤먼 등 5개 도시를 시작으로 홍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전국 100개 도시에서 홍보 활동을 펼치며 착요기2의 개봉 임박을 알렸고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인기 캐릭터인 후바도 적극 활용했다. 맥도날드에서 후바를 테마로 한 햄버거 세트를 선보였고 캉스푸(康師傅)녹차음료에 후바 얼굴이 등장했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인기 동영상 플랫폼 콰이서우(快手)가 독점으로 후바 동영상 계정을 오픈하기도 했다.

중국일보망(中國日報網)은 착요기가 외국에서도 호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착요기2가 18일 저녁(현지시간) 제68회 베를린영화제 특별전에서 상영됐고 생동감있는 특수효과와 중국 특유의 귀여운 요괴 후바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것. 쉬청이(許誠毅) 감독은 여주인공 바이바이허와 레드카펫을 밟은 자리에서 "착요기2를 통해 사랑과 포용의 가치를 알리고자 했다"고 자신의 작품을 소개했다. 

쉬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실력을 쌓은 인물로 알려져있다. 1963년 홍콩에서 태어나 홍콩이공대학을 졸업했다. 애니메이션에 흥미를 느끼면서 졸업 후 캐나다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1989년에 드림웍스에 입사했다. 중국 시장에서 기회를 발견한 그는 2009년 중국으로 돌아와 2015년 오랜시간 공을 들여 제작한 착요기로 중국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출처=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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