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기업, 삼성에 묻다] ① '80주년 맞는 이재용의 뉴 삼성, 기업의 길을 제시하다'

2018-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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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유지ㆍ이익보다 신용 중시ㆍ사람 중용ㆍ사회적 책임 다하는 기업으로

극단적 시장주의 부작용 탈피…'따뜻한 자본주의' 실천 통해 지속 발전

기업을 보는 국민들의 눈높이가 달라졌다. 과거 먹고살기가 어려울 때는 외화를 잘 벌어들여 국부를 키우거나 일자리만 늘려도 으뜸으로 쳤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에는 ‘불매운동’ 등으로 직접 나서 응징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의식이 높아졌다. 공정성과 투명성, 책임성을 다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뜻이다. 이에 삼성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스스로와 주변을 돌아보고 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을 짚어보고 국내 기업들이 나아갈 방향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80주년 맞는 이재용의 뉴 삼성, 기업의 길을 제시하다'
② '착한 기술'로 따뜻한 세상 만든다
③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반면교사,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으로"
 

삼성전자 사옥[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재계에 쇄신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은 뒤 단순히 이윤 추구에서 벗어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현대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업의 생존 필수조건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고(故)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의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이 변화의 근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 창립 80주년 앞두고 이병철 회장 '사업보국' 정신 주목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이 오는 22일 창립 80주년을 맞으면서 재계에 이병철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재계 1위 삼성의 기나긴 역사는 국내 재계사의 뿌리와도 같기 때문이다.

고 이병철 선대회장은 생전에 “나라가 없으면 삼성이 살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업을 통해 국가에 힘을 보태는 일은 의무나 헌신의 범위를 넘어 자신의 삶 자체이며 기쁨이라던 그의 ‘사업보국’ 정신이 잘 드러난 말이기도 하다.

이는 이 선대회장에 이어 30년 가까이 삼성을 이끌어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어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회장은 “사업이 자기 힘만으로 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태만과 부패가 시작되고 고객이나 제품 개발에 소홀하게 된다”며 “자연히 신용과 이미지는 추락이 뒤따르고 그렇게 되면 그 기업은 더 이상 앞날이 없어진다”고 자신의 기업관을 후배 경영인들에게 당부하곤 했다.

그는 △초심의 유지 △이익보다는 신용 중시 △사람의 중용 △사회적 책임을 기업의 생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봤다.

이는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롭게 내세우고 있는 ‘뉴삼성’의 근간이 됐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버텨올 수 있었던 것은 그 근본인 이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이 시스템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과거뿐만 아니라 현대에서도 기업의 존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기업, 사회 지속 발전 추구해야 생존 가능
이같이 3대로 이어지는 삼성의 경영철학은 미국의 유명 경제평론가인 아나톨 카레츠키의 저서 ‘자본주의 4.0: 위기 이후 새로운 경제의 탄생’에서 주장하고 있는 바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이 책에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극단적인 시장주의가 낳은 부작용을 꼽고, ‘따뜻한 자본주의 시대’인 자본주의 4.0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기업이 이윤만을 추구할 게 아니라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는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기업들이 과거 관행에 머물러 정권의 요구를 뿌리치지 못하고 일부 세력에 힘을 실어주면서 국민의 공분을 산 것이다.

하지만 이를 기점으로 기업들은 커다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자신들이 존중받아야 할 곳이 정권이 아닌 고객사와 소비자들이라는 것을 깨닫고 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 선대회장의 사업보국 정신이 수십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존경받는 기업=지속발전 가능한 기업
17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 ‘지멘스’는 지난해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진행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 평가에서 1위로 선정됐다.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멘스는 2006년 뇌물, 비자금, 탈세 등 각종 사건에 휘말리면서 최대 위기에 처한 바 있다. 오랫동안 조직에 물든 나쁜 관행을 그대로 따른 결과였다.

이후 지멘스는 살을 깎는 혁신을 단행하고 준법경영을 본격화하면서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변신에 성공했다.

그렇게 10여년이 흐른 현재, 지멘스는 다우존스 ‘지속가능지수’의 경제환경부문 평가, 다보스포럼의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의 1위에 우뚝 섰다. 최악의 부패기업에서 최고의 반부패기업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최준선 한국기업법연구소 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던 많은 기업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쇄신에 나서고 있다”며 “과거처럼 돈을 많이 벌거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만 국한되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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