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옥,07년대선 때 에르메스 가방ㆍ3만달러 받아..정두언 등,2800만원 주고 무마”

2018-03-20 19:03
  • 글자크기 설정

서울신문 보도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지난 해 5월 9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서울 강남구 논현1동 제3투표소를 찾아 선거인 명부 확인을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직후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에르메스 가방과 3만달러(약3200만원)을 받았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가 2800만원으로 무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직후 김윤옥 여사가 미국 뉴욕의 한 여성 사업가 이모(61)씨로부터 고가의 명품백 에르메스 가방과 함께 미화 3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당시 뉴욕의 한 교민신문 기자가 이 사실을 알고 취재에 나서자 정두언 전 의원 등 MB 선거 캠프 관계자들이 2800만원의 돈으로 이를 무마했다. 이 돈을 조달한 또 다른 뉴욕의 여성 사업가 강모(62)씨에게 대선이 끝난 뒤 편의를 봐주겠다는 각서를 써 줬다. 강씨는 이 각서를 서울신문에 공개했다.

김용걸(80) 신부(성공회)는 지난 14일 미국 뉴저지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8월 19일)이 끝난 뒤 김윤옥 여사와 롯데호텔에서 점심을 했으며, 이때 동석한 이씨가 노란 보자기에 싼 3000만원 상당(이씨 주장)의 에르메스 가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 중 하나로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 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 운영위원을 맡았다.

그는 “당시 김윤옥 여사와 자신, 이씨 외에 (자신의) 대학 후배 주모씨가 있었으며, 대선이 끝난 뒤 이씨가 청와대를 찾아가 김 여사를 만나겠다고 소란을 피운 뒤 경찰청 특수수사대로부터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신부는 “당시 동석자들이 가방을 열어 봤지만, 돈은 들어 있지 않았고 사업 관련 얘기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관계자들은 “김 신부의 얘기는 맞지 않고 가방에 3만 달러가 들어 있었으며 김윤옥 여사가 이후에 이를 가방(명품백)과 함께 돌려줬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원은 “당시 MB 친인척으로부터 가방과 함께 돈이 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금액은 3만 달러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강씨가 공개한 각서는 ‘확인서’라는 제목 아래 ‘(향후 인쇄 및 홍보) 사업 분야에 대한 물량을 우선적으로 배정해 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이명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이었던 정두언 전 의원과 캠프 관계자 송모씨가 연대서명했다.

강씨는 “뉴욕 교포 사회에서는 대선 직전 한국에서 영어마을 사업을 벌이겠다던 이씨가 김 여사에게 에르메스 가방을 건넸다는 소문이 돌았으며, 현지 신문 기자 A씨가 캠프에 찾아와 이에 대한 취재를 시작하자 캠프에서는 사활을 걸고 이를 막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비비드마켓이 받게 돼 있던 한나라당 경선 홍보물 인쇄 비용의 일부인 2800만원을 무마용으로 제공하고, 대선 뒤 도움을 주겠다는 각서를 정 전 의원 등으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두언 전 의원은 “당시 취재가 들어와 깜짝 놀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맏사위 이상주씨에게 확인한 결과 ‘받은 것은 맞고, 2개월 전에 돌려줬다’고 했다”며 “당시엔 명품 가방과 금품 건이어서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두언 전 의원은 1월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07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졌습니다. 사실. 고비가 한 세 번이나 있었는데”라며 “거기서 별 일이 다 벌어지는데 우리는 그런 걸 헤쳐 나왔죠. 그런데 그 후유증이 대통령 후까지 갑니다. 그걸 처리하는 과정에서 돈들이 필요해요. 아주 그냥 경천동지할 일들이 벌어졌죠”라고 말했다.

정두언 전 의원은 지난 달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윤옥 여사가 2007년 대선 당시) 엄청난 실수를 했다. 정신 나간 일을 한 것이다. 당락이 바뀔 수 있을 정도인데 그 일을 막느라고 내가 무슨 짓까지 했냐면 ‘집권하면 모든 편의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서도 써 줬다. 거기서 요구하는 돈도 다 주면서…. 사재를 털어 가면서 많이 줬다”며 “그런데 그 친구들이 MB 정부 출범 후에 찾아왔더라. 그래서 내가 권력하고 멀어져 있었는데 ‘살아 있는 권력에 가서 얘기하라’고 했다. 자기네가 기획 일을 한다고 하더라. 인쇄 이런 것인데 당시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게 도와주라고 했더니 그냥 대충해서 보낸 모양이더라. 그래서인지 그 이후에도 자꾸 괴롭히기에 청와대 가족 담당하는 민정수석실 경찰 출신 김모 행정관에게 연결해 줬다. 그 후 보상을 받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두언 전 의원이 말한 김윤옥 여사의 실수가 에르메스 가방을 받은 것을 의미하는 건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