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류승룡X장동건 '7년의 밤', 문장의 긴장감 스크린으로 구현되다

2018-03-2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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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류승룡(왼쪽), 장동건[사진=연합뉴스]

정유정 작가의 소설 ‘7년의 밤’이 스크린에서 재탄생 됐다. 쫀쫀한 문장과 장르적 긴장감이 영상을 통해 완벽히 구현됐다.

3월 21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는 영화 ‘7년의 밤’(감독 추창민·제작 폴룩스㈜바른손·배급 CJ엔터테인먼트)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추창민 감독을 비롯해 배우 류승룡, 장동건, 송새벽, 고경표가 참석했다.

영화 ‘7년의 밤’은 한순간의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최현수’(류승룡 분)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장동건 분)의 7년 전의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정유정 작가의 원작 소설이 스릴러적인 요소가 강했던 것에 반해 추창민 감독은 드라마적 요소를 강화, 원작 소설과의 차별화를 두려 노력했다.

추 감독은 “원작은 스릴러적 요소가 강했다. (소설 속에서) 오영제를 표현하는 방식이 단순한 살인마에 가까웠는데 저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잘 할 수 없는 사람이라 오영제를 (제게) 설득시키는 게 중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작과 다른 사연이 필요했고, 오영재에게 이야기를 만들어주었다. 그게 원작과 가장 다른 것이라고 본다”며 원작과의 차별점을 언급했다.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은 ‘가장 영화화가 기대되는 소설’ 1위에 선정된 바 있을 정도로 대중들에게 엄청난 인기와 신뢰를 얻고 있는 작품. 추 감독은 원작 소설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제게 가장 어려웠던 건 원작이었다. 원작이 너무 뛰어났고 (대중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엄연히 영화와 문학은 다른 장르다. 뛰어난 문학성을 영화에 어떻게 녹여내느냐가 가장 큰 숙제였다”며 영화와 소설의 구분점을 명확히 했다.

앞서 추 감독은 ‘사랑을 놓치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따듯하고 인간적인 감성,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작품을 연출해왔다. 그런 그에게 인간 내면의 심연을 파고드는 ‘7년의 밤’은 도전이자 또 다른 장르에 대한 확장이기도 했다.

추 감독은 “제가 만들었던 영화들은 따듯하고 휴머니즘이 있는 영화였다. 그런데 이번만은 조금 다른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했다.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뒤, 많은 분께서 ‘이 작품의 기초는 성악설(性惡說) 아니냐’고 했다. 저 역시도 그렇게 생각했고 악에도 근본적 이유가 있을 거로 생각했다. 악(惡)을 표현하고 싶었던 게 가장 기본적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7년의 밤' 주연 배우들[사진=연합뉴스 제공]


영화 ‘7년의 밤’ 속 모든 등장인물은 극한의 상황과 더불어 극단적 감정을 오간다. 특히 잘못된 선택으로 살인자가 된 최현수 역의 류승룡은 이 같은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엄청난 몰입이 필요했다고.

류승룡은 “인생을 살면서 가늠할 수 없는 성장환경이나 큰 파도 같은 사고를 겪었을 때 한 인간이 본능적으로 어떤 행동을 했을까 생각했다.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걸 잃었을 때 어떻게 반응할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경험하지 못한 것의 끝을 계속해서 추궁해나갔다. 촬영 내내 감정 유지하고 찾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감정 몰입에 류승룡은 작품이 끝난 뒤에도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웠다고. 류승룡은 “보통은 작품이 끝나자마자 캐릭터에서 빠져나왔는데 이번 작품은 유독 헤어나오기가 어려웠다. 차기작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였다. ‘염력’이나 ‘극한직업’까지 밝은 작품을 선택, 캐릭터에서 나오려고 했다”는 비하인드를 밝히기도 했다.

오영제 역의 장동건은 딸을 잃고 지독한 복수를 계획한 남자의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딸에게 감정 이입을 하기도 했다며 괴로움을 털어놓기도.

장동건은 “사실 배우가 역할을 만나 연기를 할 때, ‘나라면 어떨까?’ 생각하기도 한다. 공교롭게도 제게는 딸이 있어서 연기 할 때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까지 미치게 됐다. 하지만 아무리 연기를 위해서라지만 이런 상상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죄책감을 느꼈다. 촬영마다 그런 상상을 하게 되고 힘들었고, 오영재라는 인물의 심리에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캐릭터 몰입의 과정을 알렸다.

특히 장동건은 “영화가 끝나고 감정적 후유증에서 나오는 것보다, 영화 내내 유지했던 M자 이마 탈모 머리를 돌이키는 게 더 힘들었다. 오래 걸려서 후유증이 컸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추 감독의 말처럼 영화 ‘7년의 밤’은 오영제의 묘사에서 가장 큰 차이를 가진다. 장동건은 “원작은 사이코패스라고 명시돼있고 심리 묘사를 구체적으로 서술한다. 하지만 영화는 일일이 다 표현할 수 없고 배우의 감정, 느낌만으로 설명해야 한다. 오영제는 캐릭터는 상식적이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딸을 학대하는 아버지가 딸을 잃었을 때 복수를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아서 그가 가진 마음도 부성애라고 해석했다”며 캐릭터의 성격과 전사에 의미를 부여했다고 전했다.

복수의 희생양이 된 최현수의 아들 서원 역의 고경표는 아역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 이어가는 것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으며 “아역 배우와 연결점을 잘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는 준상(아역 배우) 군을 믿고 있었다. 영화를 보니 그가 표현하는 눈과 7년 후 제가 표현하는 눈이 닮아있다고 느껴졌다. 그게 너무 신기했고, 고마웠다”고 전했다.

모든 것을 목격한 남자 안승환 역의 송새벽은 “최현수, 오영제가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라면 저는 세워져 있는 상태인 것 같다. 그런 입장이었다. 조력자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 그런 느낌으로 연기하고자 했다”며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추창민 감독이 연출을 맡은 ‘7년의 밤’은 오는 28일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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