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미학]호텔 뷔페, '품격'의 시대로

2018-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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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수정 기자]

여러 가지 음식을 큰 식탁에 차려놓고 손님들이 스스로 선택해서 덜어 먹도록 하는 뷔페(buffet).

뷔페는 초청하는 사람이나 초청받는 사람의 취향을 꼼꼼히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8~10세기경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해적단(viking)이 커다란 널빤지에 훔쳐온 술과 음식을 한꺼번에 올려놓고 식사를 한 데서 유래했다는 뷔페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널리 퍼져 어느 곳에서든 뷔페식을 접할 수 있다.

다양한 레스토랑을 보유한 특급호텔에서 뷔페 레스토랑은 가장 '효자'다. 식음 업장 전체 매출의 50%는 뷔페스토랑이 책임지는 덕이다.

커플도, 기념일을 챙겨야 하는 부부 간에도,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가장 많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는 곳이 뷔페 레스토랑이다. 결정장애가 있는 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용객의 요구를 발빠르게 반영하는 것도 뷔페 레스토랑의 몫이다.

양을 중시하던 이용객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대변됐던 호텔 뷔페 레스토랑은 저마다 음식 가짓수를 두고 경쟁을 펼쳤다.

이후 음식의 질을 중요시하는 다수 고객 요구에 발맞춰 가짓수를 줄이고 질을 높이는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질적 성장을 이룬 호텔 뷔페 레스토랑은 이제 '격(格)'을 갖춘 공간으로 신선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기존 뷔페의 장점은 그대로 두고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메뉴와 그에 걸맞는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선보이며 레스토랑의 품격을 높였다. 
 
롯데호텔 서울의 뷔페 레스토랑 라세느는 LA갈비를 과감히 없애고 지중해 건강식 후무스와 ‘라틴 파워푸드’인 멕시칸 요리, 아시아 3대 음식인 베트남 요리 등 이색 신메뉴를 선보였다.

대부분의 코너는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춰 즉석에서 조리해주는 '알 라 미뉴뜨(a la minute)'로 개편했다. 
 
이외에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쌀국수, 분짜, 짜조 등 베트남 음식도 마련했다. 베트남 현지 셰프들의 노하우를 담아 조리해 현지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라세느 예약률은 4월과 5월 주말 모두 만석행진이다. 

지난해 말 한국에 처음 론칭한 르 메르디앙 서울 호텔은 대표 레스토랑인 ‘셰프 팔레트’를 기존 호텔 뷔페 레스토랑과 전혀 다른 콘셉트로 꾸몄다. 

본격적인 식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입맛을 돋우는 식전 메뉴 '아뮤즈 부쉬'를 선보이는가 하면 모든 고객들에게 와인 페어링 서비스를 제공해 음식과 함께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레드·화이트 와인을 비롯해 까바(스페인의 스파클링 와인), 마데이라(포르투칼의 디저트 와인) 등 전채부터 디저트까지 음식의 맛을 돋워줄 와인을 다양하게 준비해 음식과 곁들일 수 있다. 

층고를 높이고 테이블 수는 기존 리츠칼튼 호텔의 옥산뷔페보다 30석 가량 줄였다. 고객이 좀더 여유롭게 뷔페를 즐길 수 있도록 한 호텔 측의 배려였다. 

셰프 팔레트의 이동현 총괄 셰프는 “음식이 와인과 함께 어우러졌을 때, 조화를 통해 풍미가 배가된다”라며 “와인이 곁들여졌을 때 정찬의 완성도가 월등히 높아진다.”고 귀띔했다.
 
더 플라자의 올데이 다이닝 & 뷔페 레스토랑 세븐스퀘어도 변화에 가세했다.

기존 음식 섹션(Section)에 따른 음식 비치 등의 공간 집약적 콘셉트에서 탈피해 음식 프로모션 별로 공간 및 음식을 재구성해 고객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뷔페를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새롭게 태어나는 세븐스퀘어는 기존 4개 섹션으로 구성됐던 공간을 5개 션으로 변경하고 프로모션 별로 섹션의 음식 구성을 매번 바꿀 예정이다.

식재료를 활용한 셰프들의 시연 서비스(라이브 스테이션)도 강화해 볼거리와 먹거리가 동시에 제공되는 오감만족형 뷔페 레스토랑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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