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미세먼지로 몸살 중…한국과 ‘동병상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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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 등 내부 요인은 다른 점

대안 제시 못하고 있다는 지적 多

[엄선영 대만통신원]


한국이 최근 심각한 미세먼지 문제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만도 한국처럼 미세먼지에 몸살을 앓고 있다.

대만의 미세먼지 원인은 복합적이다. 외부로는 중국대륙발, 내부로는 대만 내 화력발전, 공장, 자동차 및 오토바이 배기가스, 기상 상황과 지형조건이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대만은 어린이날과 청명(清明)절로 모처럼 긴 연휴 기간이었지만, 대만 시민들은 마음 놓고 야외활동을 즐기기가 어려웠다. 미세먼지로 공기가 최악의 상태였기 때문이다.

공기오염 상태가 가장 심각했던 남부의 가오슝(高雄) 지역의 화력발전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가을부터 대만의 하늘은 미세먼지로 뿌연 날이 그렇지 않은 날 보다 더 많았다. 비가 온 다음 날은 대기 중의 오염물질이 씻겨나가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은 미세먼지로 가득 덮여있다.

대만의 방송국 TVBS의 조사에 따르면, 대만 시민의 82%가 대만 전역의 공기오염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낀다고 응답했다. 시민들은 현재의 공기오염 상태가 2~3년 전보다 더욱 악화한 것으로 느끼고 있다.

또한, 시민들은 중남부지역이 북부지역보다 더 공기오염이 더욱 심각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 모양을 한 대만의 중심부를 따라 길게 자리 잡은 고산지대를 기준으로 동부지역은 상대적으로 공기오염 문제는 덜 심각한 것으로 인식됐다.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 자동차 및 오토바이 배기가스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26%로 가장 많았으며 대륙발이라는 응답이 19%, 공장발생 17%, 화력발전 14% 순이었다.

대만 북부에 있는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臺北)는 인구 밀집 지역으로 자동차와 오토바이 배기가스 수준이 심각하다. 지형상 분지이기 때문에 공기오염물질이 타이베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채 그대로 도시에 고여 있는 것이다.

대만의 중남부 지역의 오염수준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베이에 사는 한 시민은 “남부는 마스크 없이는 감히 내려갈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수준에 우려감을 표했다.

전문가들은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대만대학교 직업의학연구소 추자빈(邱嘉斌)교수는 타이중 공기오염물질의 32%가 자체 발생이라고 보고 있다.

대만 중부 타이중(臺中)에는 대만에서 가장 큰 규모이자,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발전량이 큰 화력 발전소가 자리 잡고 있다. 풍향을 고려해 봤을 때, 서풍이 불면 오염물질이 대만 중간에 자리 잡은 고산지대 산맥을 타고 내려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축적돼 있다.

이에 따라 몇몇 지방정부와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는 화력발전소를 늘리는 것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은 현재 2019년 재가동할 예정이었던 선아오(深奧) 화력발전소 전면 폐쇄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선아오 화력발전소는 1960년에 가동을 시작한 완공 당시 대만 최대의 발전소였으며, 2007년부터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본래 2019년에 재가동할 계획이었으나, 공기 수준 악화와 생태계에 가져올 영향 등을 이유로 착공을 잠시 멈추고 있다.

대만은 현재 전력생산의 40.3%를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들어 재생에너지, 태양광 에너지 등 건설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해왔다.

그러나 해당 대안을 실행하기에는 시간이 걸리고, 현재 시점에 당면한 심각한 수준의 미세먼지를 감축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 마련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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