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논란 삼성바이오로직스 쟁점은?

2018-05-0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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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본사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금융감독원이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된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주가는 급락했고, 분식이 인정될 경우 최대 주식거래정지라는 철퇴를 맞게 될 처지에 몰렸다.

금감원은 지난 1일 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를 완료하고 조치사전통지서를 회사와 감사인인 삼정·안진회계법인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3월부터 바이오로직스를 대상으로 특별감리를 진행해 왔다.
분식회계 의혹은 바이오로직스가 상장 직전해인 2015년 1조9000억원의 흑자를 내면서 불거졌다. 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이후 계속 적자를 내왔는데 상장을 위해 편법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의 바이오젠(Biogen Therapeutics Inc)과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바이오에피스의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판단, 회계기준을 변경했다. 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꿨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이유였다.  바이오젠은 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50% -1주’까지 취득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일 경우 보유지분은 장부가로 평가받지만 관계회사가 될 경우 시장가로 평가받게 된다. 이를 통해 2900억원이던 바이오에피스의 장부가격은 시장가가 적용돼 4조8000억원대로 뛰었다. 즉 바이오로직스는 투자이익이 회계장부에 생겼고 1조9000억원의 흑자를 내게 됐다.

참여연대는 회계기준 변경이 분식이라는 주장이다. 우선 바이오젠의 2016년 연차보고서를 보면 “바이오젠은 바이오로직스가 1조8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한 콜옵션에 대해 가치를 ‘0’으로 평가했다”며 “바이오에피스에 투자한 금액만큼을 모두 손실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투자가치가 없는 회사로 보고 있었다는 얘기다. 

바이오로직스는 2일 자사 홈페이지에 지배력 상실과 관련 “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제외시킨 이유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성과가 가시화 돼 바이오젠의 콜옵션 지분 가치가 행사가격보다 현저히 커졌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바이오젠은 지난 4월 24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콜옵션 행사 의사를 직접 밝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바이오로직스의 답변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자회사로 편입한 시기는 2015년이고 바이오젠이 콜옵션 가치를 ‘0’으로 본 것은 2016년이다. 즉 바이오로직스가 상장을 위해 회계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지금에서야 주가가 올랐으니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으나 상장 전이라면 콜옵션 행사 자체가 어려웠을 거란 얘기다.

KB증권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는 미실현 상태로 가능성을 고려해 회계기준을 변경한 것은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6월 안으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회계 처리 문제는 다소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회계기준 변경에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거래정지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위원회에서 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에 대한 고의성이 인정되면, 회계 처리 위반 금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추징할 수 있다”며 “또한 회계 처리 위반 금액이 자본의 2.5%를 넘어가면 상장심사 대상에 들어가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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