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된 글로벌 전자大戰 ⑦] 삼성·LG 세계 세탁기 시장서 약진... 북미 1위 월풀 엄살 드러나

2018-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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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들, 시장 점유율 소폭 상승... 가전 명가로서 자존심 지켜

“세계 1위 자리 오르려면 일부 전략 수정 필요할 듯”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반의 음성인식 기술 '빅스비'를 적용해 사용 편의성을 강화한 세탁기 '플렉스워시'. [사진=삼성전자 제공] 


​[본격화된 글로벌 전자大戰 ⑦] 삼성·LG 세계 세탁기 시장서 약진... 북미 1위 월풀 엄살 드러나

국내 업체들, 시장 점유율 소폭 상승... 가전 명가로서 자존심 지켜
“세계 1위 자리 오르려면 일부 전략 수정도 필요할 듯”

*편집자 주: 국내 수출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스마트폰과 TV 등 전자업계가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주의, 후발업체의 저가 공세에 시달리며 힘든 사투를 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와 최근 5년간 세계 전자업계 지형의 변화상을 살펴보고, 대응 전략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미국의 월풀과 중국의 하이얼이 주도하는 세계 세탁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5년간 소폭 약진하며, 가전 ‘명가(名家)’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과 현지화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이들보다 미국과 중국의 업체들이 각각 브랜드 인지도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로 큰 폭으로 성장한 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계 세탁기 시장 1위 도전에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LG, 세계 세탁기 시장 점유율 소폭 상승... 순위는 하락
15일 글로벌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LG전자의 세계 세탁기 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은 2012년 7.6%에서 지난해 8.3%로 0.7% 포인트 늘었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5.6%에서 6.6%로 1.0% 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업계 순위의 경우 LG전자는 3위에서 4위로 한 계단 내려왔으며, 삼성전자는 6위를 유지했다.

중국의 백색가전을 대표하는 하이얼과 메이디그룹이 국내 업체들보다 선전했기 때문이다. 하이얼은 세계 세탁기 시장의 점유율을 2012년 13.6%에서 지난해 17.4%로 3.8% 포인트 끌어올리며 부동의 1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 메이디그룹도 같은 기간 6.4%에서 10.2%로 3.8 포인트 뛰어오르며, LG전자와 삼성전자를 제치고 5위에서 3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월풀도 세계 세탁기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며, 하이얼과 1위 자리를 다퉜다. 월풀은 세계 세탁기 시장에서 2012년 11.7%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으며, 2014년과 2015년에는 17.1%와 16.5%로 영향력을 큰 폭으로 확대해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후 점유율이 2년간 소폭 하락해 지난해 15.9%까지 떨어져, 2위로 다시 돌아왔다.

이 같은 흐름은 북미, 남미, 서유럽, 동유럽, 아시아태평양, 오세아니아, 중동 및 아프리카 등 7개 지역 가운데 한 곳을 제외(중동 및 아프리카)하곤 큰 차이가 없었다.

중동 및 아프리카의 경우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LG전자는 이 지역에서 점유율을 2012년 17.0%에서 지난해 18.4%로 1.4% 포인트 올리며, 5년간 1위 자리를 변함없이 지켰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12.1%에서 13.8%로 1.7% 포인트 상승하며, 지속적으로 업계 ‘톱3’에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는 “세탁기의 경우 각 나라별 생활공간에 따라 소비자들의 취향이 각각 다르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 같은 틈새를 공략해 점진적으로 시장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기존의 강자인 월풀이 브랜드 파워로, 중국 업체들이 가격으로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어 국내 업체가 세계 세탁기 시장에서 단시간에 1위 자리에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시장 빼앗겼다던 월풀 엄살 불과... 시장 점유율 변함없어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또 다른 특이점은 북미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유입으로 월풀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엄살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월풀은 국내 업체들의 세탁기 제품으로 인해 자사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점유율이 떨어졌으며, 이로 인해 공장 가동시간 다눅 또는 중단에 따른 임직원 해고 등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 양사를 직접 겨냥해 미국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미치고 있다고 판정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 정부는 올 1월 삼성·LG 등 외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도 내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외국산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서는 TRQ(저율관세할당) 기준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첫해에는 120만대 이하 물량에 대해선 20%,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5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그 다음 해인 2년 차의 경우, 120만 대 미만 물량에는 18%, 120만 대 초과 물량에는 45%를 부과하고 3년 차에는 각각 16%와 40%의 관세가 매겨진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의 근거가 된 북미 세탁기 시장의 월풀 점유율은 최근 5년간 43~44%대를 오가며, 1위 자리를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게다가 이 기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 변화 폭은 월풀의 주장처럼 현지 시장의 영향을 줄 만큼 크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012년 9.0%에서 12.2%로 3.2% 포인트 증가했으며, LG전자의 경우 같은 기간 9.7%에서 11.5%로 1.8%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관세 부과는 월풀의 로비가 여과 없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며 “양사가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세탁기 규모는 10억 달러(약 1조1400억원)어치 정도로 이는 최근 수년간 큰 변동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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