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이, '데릴남편 오작두' 통해 힐링받았죠···"어느덧 10년, 연기자 유이로 더 인정받고파"

2018-05-2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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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 인터뷰[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어느덧 데뷔 10년차다. 아이돌에서 연기자로, 깊이있는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유이가 데뷔 10년 차를 맞은 소감을 전했다.
 
최근 종영한 '데릴남편 오작두'에서 당찬 커리어우먼 한승주역을 잘 소화해 내 호평을 받은 유이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커피숍에서 아주경제가 직접 만났다. 

유이는 '데릴남편 오작두'에서 극한의 현실을 사는 30대 중반 솔로녀 한승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극중 오작두 역의 김강우와 순수하면서도 달콤한 로맨스를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먼저 그는 "종영 인터뷰가 끝나야 끝났다는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실감이 안 나요. 이틀정도 휴가받아 쉬고 있는 기분"이라며 " 4개월 동안 달려왔어요. 잘 버틴 것 같습니다. 다른 작품들도 똑같은 마음이지만 이번 작품은 아쉽다라는 마음보다 시원해요"라고 웃었다.

극중 캐릭터와 얼마나 비슷하냐는 질문에 유이는 "조금 비슷해요. 할 말을 하는 건 비슷하죠"라며 "승주가 불의 앞에서 자기 이익을 위해 참기도 하지만 작두를 만나기 전에는 불같았어요. 저 또한 욱하는 성질이 없지는 않아요"라고 답했다.

"앞만 보면서 열심히 했더니 10년이 지났어요. 우연치 않게 드라마 '선덕여왕'에 카메오로 출연했고 여러 작품 오디션에서 수없이 떨어졌죠. 그 사이에 연애도 했지만 일이 더 우선이었어요. 이 작품에 들어가기 직전에 딱 서른 살이었는데 개인적인 고비가 왔어요. '내가 이렇게 십년을 일했으니까 보상이란 게 있겠지' '나 이제 좀 쉬어도 되겠지' '어른이 됐겠지'라는 자만심이 있었는데 돌이켜 봤더니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제 개인적으로 무너진 상태였어요."
 
유이는 "사실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에 우울함을 느끼기도 했죠.  촬영중에도 하루에도 몇번씩 기분이 좋았다가 우울했다가 극과 극을 오갔어요. 무기력한 서른 살을 보냈는데, 조금은 힐링이 된 것 같아요. 이전에는 참고 견뎠다면, ‘나 아파’라는 이야기는 하게 되었달까요? 아무 생각 없이 드라마에 들어갔다가, 희망을 얻었습니다”고 털어놨다. 
 
유이는 "올해 31살이 됐지만 아직 어른이 되지는 못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이는 "저는 무언가 일이 잘못되면 저를 탓하고 저를 미워하고 제 자신을 괴롭히는 스타일이에요"라면서 "서른 살이 됐을 시기 제 개인적으로 '난 진짜 모든 걸 안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어요"라고 슬럼프가 왔었음을 털어놨다.
 
그러던 중 유이는 '데릴남편 오작두'를 만나게 됐고 극중 당찬 성격의 소유자 한승주의 매력과 작품이 선사하는 편안한 힐링에 스스로 위안을 받았다고. 

유이 인터뷰[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사실 제가 힐링을 받기 위해 이 작품을 선택한 것도 있어요. 그래서 당시 미리 작가님, 감독님께 '제가 지금 이런 상태인데 작품을 해도 될까요'라고 여쭙기도 했죠. 그런데 작가님께서 '유이라는 사람도 힐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유이는 '데릴남편 오작두'를 통해 자신 역시 힐링을 느꼈다면서 한층 밝아진 자신의 모습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유이는 “드라마가 끝나갈 무렵 선배님들이나 스텝분들이 모두 너무 좋아보인다고, 편안해보인다고 말씀해주시더라구요. 선배님들이 ‘고생했다’고 해주셨어요. 기분 좋게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저는 평소 무조건 사람들 앞에서 웃어야 한다는 강박히 있었는데 '오작두'라는 작품을 통해 제 자신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모든 스태프분들이 밝아져서 좋다고 해주셨죠. 저도 이 드라마로 힐링을 받았고 제 자신을 사랑하게 된 것 같아 행복해요."
 
앞서 유이는 지난 2016년 MBC '결혼계약'으로 주말극 퀸으로 자리잡은 뒤 MBC '불야성', KBS 2TV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로 시청률 면에서 부진을 겪었다. 유이는 다시 한 번 주말극에서 성공을 거두며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주말극 퀸 자리를 공고히 했다.가수 겸 배우 유이가 전작 KBS 2TV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이 지상파 3사 역대 최저 시청률인 줄은 드라마 종영 후에야 알았다고 고백했다.
 
이에 '맨홀' 시청률 질문을 받고 "제 입으로 얘기하기 죄송해요"라고 조심스러워한 유이는 당시 함께 주연한 가수 겸 배우 김재중의 팬들이 아침, 저녁으로 '커피차'를 보내와 "드라마가 시청률은 안 나오지만 콘텐츠 등이 인기가 많은 줄로만 알았어요"라고 말했다.
 
당시 배우들끼리는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거든요"라고 말한 유이는 "시청률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요. 사람이다 보니까 촬영중에 감정이 드러날까봐 시청률을 확인해가면서 촬영하지는 않거든요"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작품 MBC '데릴남편 오작두' 주연에 "사실 시작전에 부담이 있었습니다. 저 때문에 혹시나 영향이 있으면 어떡하나 걱정했거든요"라고 속내를 밝혔다. 
 
다만 시청자들이 자신과 배우 김강우와의 커플 호흡을 "잘 어울린다며 예쁘게 봐주셨어요"라며 "감사했다. 쫑파티 할 때도 소고기가 나와서 아 우리 드라마가 잘됐구나 하고 느꼈죠"라며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만족스러워했다.

유이 인터뷰[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데릴남편 오작두' 제작발표회 때에도 좋은 인연이 있다면 결혼하고 싶다고 밝혔던 유이다.

극 중 엔딩에서 선보인 시골 결혼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유이는 "벌레가 너무 많았어요. 이번 촬영으로 스몰웨딩에 대한 환상이 다 사라졌어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웃었다. "벌레도 많고, 자꾸 옷은 발에 걸리고 손님들 오셔도 앉을 자리도 없고 스몰웨딩에 환상이 깨졌어요"라면서 "전 결혼할 때 주차장 넓고 에어컨 시원하게 나오고 음식 맛있는 곳에서 기자 분들도 기사 쓰기 편하게 모시고 할게요. 꼭 와주세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유이는 "스몰웨딩에 대한 환상을 깨졌지만 드라마를 하며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은 더 강해졌어요"라며 "집에 들어와서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은데 할 사람이 없었어요. 부모님한테 이야기하자니 걱정하실 것 같고, 속상한 일이 있는데 혼자서 풀기도 힘들 때 누군가한테 전화하고 싶었죠. 제 투정을 받아주면서 '그랬어? 수고했어'라고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이번 작품 촬영을 하며 더 강하게 들었거든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 중 오작두(김강우)가 한승주(유이)를 위해 밥을 지어준 장면에 실제로 "못 참을 정도로 눈물이 났어요"라는 유이는 "사실 울음이 날 장면이 아닌데 제가 눈물을 참지 못하고 펑펑 울었거든요. 진짜 결혼이라는 것이 인연이 생기면 놓치면 안 된다는 것이 이런 건가 보다 생각들었어요"며 "저도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작품을 하며 더 했던 것 같습니다. 같이 놀아줄 사람이 아니라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줄 사람이 생기면 놓지 않을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또한 유이는 어느덧 10년차가 된 자신의 연기력에 대한 자기 반성도 함께 했다. 
 
유이는 지난 10년을 되돌아봐달라는 요청에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자신감이 넘쳤어요"라고 고백했다. "많이 안다고 자만했어요." 신인상도 받고 주말극에서 비중 있는 역할도 맡으며 스스로를 "감정 연기를 잘한다"고 자평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이는 "연기는 그게 전부가 아니더라구요. 발음이나 디렉션, 전달력 등 당연히 욕심이 있음에도 내가 못하는 분야였는데, 그저 난 내가 할 수 있는 밝은 역할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비슷한 캐릭터를 맡으며 자신의 연기력에 "자만했다"고 인정한 유이는 이제야 비로소 "시청자 분들이 봤을 때 제가 튀면 안되는 거였어요. 드라마 내용 자체를 보면서 재미있다고 봐야지, 저를 봤을 때 '발음은 왜 저래? 왜 저렇게 생겼어? 왜 이렇게 말랐어?' 하며 제가 걸리적거리면 안되지 않느냐"며 "그걸 뒤늦게 깨우친 것 같아 되게 죄송합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유이는 앞으로는 "저에 대한 이야기가 안 나오게끔 더 노력할 것"이라며 "이름 앞에 '연기자 유이입니다'라고 붙일 수 있게 그만큼 노력하겠습니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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