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세계인의 목숨 앗아가는 '안전 불감증'

2018-07-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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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제일' 일본도 안전 불감증에 속수무책

7일 일본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의 물에 잠긴 주택가에서 한 주민이 헬기로 구조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나는 안 위험하겠지, 안전하겠지’라는 안일한 태도가 세계인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지난 5일부터 기록적인 폭우가 일본 남서부 지역을 강타했다. 이 폭우로 130명 이상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고, 500만명 이상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잦은 지진, 쓰나미 등으로 자연재해 대비에 철저한 일본에서 폭우로 100명 이상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에 국제사회는 충격을 받았다. 
NHK 방송 등 일본 언론들은 폭우가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기록적인 규모로 남서부 지방에 내린 것을 이번 재해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NHK에 따르면, 시코쿠(四國)와 규슈(九州) 지방 일대를 중심으로 24시간 최대 강우량 3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져 총 강수량이 7월 평균의 3배에 달했다. 1976년 이후 최대치다.

예상치 못한 기록적 폭우에 더해 ‘우리 집은 아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대피경보를 무시한 일본인의 ‘안전 불감증’이 이번 재해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히로시마(廣島)현 히가시히로시마(東廣島)시는 5일 저녁 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하천 범람 위험을 주민에게 알렸다. 그러나 고지대 주민들이 쏟아지는 폭우에도 ‘높은 곳은 침수되지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대피하지 않고 집 안에 있다가 폭우로 발생한 산사태 등에 변을 당했다.

가까스로 대피소로 피신한 히로시마현의 한 자영업자는 “집 뒤에 있는 산의 암반이 튼튼하다고 생각했다. 무너질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현재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고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안전 불감증으로 최근 19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수마트라섬 토바 호수에서 여객선이 침몰해 190명가량이 실종됐다. 당시 정원 40명에 불과한 여객선에는 200명 이상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여객선에 대한 교통 의존도가 높은 편이지만, 여객선 탑승객 정원 초과, 안전조치 미흡 등으로 조난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지난달 29일 인천 월미도의 한 놀이공원에서는 놀이기구 센서 고장으로 추락사고가 발생, 5명이 다쳤다. 해당 놀이기구는 사고 전날 점검기관으로부터 정기검사를 받았지만 아무런 지적을 받지 않았다.

300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2014년의 ‘세월호 참사’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기억하고 있는 대형 참사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간이 모든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이 안전하고 위험은 없다’라는 나태한 생각만 버린다면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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