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만원에 정장 2벌'..日 의류 렌털시대 성큼

2018-07-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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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의류브랜드들, 정장부터 일상복까지 속속 렌털 서비스 개시

소유보다 이용 중시하는 소비패턴 변화가 배경

[사진=아이클릭아트]


일본에서 의류업체들이 렌털 서비스에 속속 나서고 있다. 젊은 층의 소비패턴이 '소유'에서 '이용'으로 변화하면서 영화와 음악 등에 집중되던 구독 형식의 서비스가 의류까지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일본 의류브랜드 레나운은 월 4800엔(약 4만8000원)~9800엔에 정장을 렌탈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4800엔짜리 서비스를 1년 이용할 경우 봄, 여름용 정장 2벌, 가을 겨울용 2벌 등 총 4벌을 받아볼 수 있다.
새로운 옷을 받으면 가지고 있던 옷은 반송한다. 레나운은 반송받은 옷을 세탁하고 보관한다. 소비자가 기존에 입던 정장을 계속 갖고 싶다면서 추가로 돈을 지불하고 구입할 수도 있다.

레나운 정장 1벌 가격이 보통 6만엔 전후임을 고려할 때 1년에 4벌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24만엔이 들지만,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면 비용을 6만엔 정도로 줄일 수 있다는 게 레나운의 설명이다. 또한 셔츠와 넥타이 등의 코디 제안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그밖에도 신사복 전문회사 아오키는 4월부터 ‘수트박스’라는 이름의 렌털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월 7800엔에 정장과 셔츠, 넥타이까지 대여한다.

캐주얼 의류업체인 스트라이프 인터내셔널은 ‘메차카리’라는 렌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월 5800엔으로 신상품을 최대 3벌까지 빌릴 수 있다. 또한 스트라이프 인터내셔널은 렌털 후 수거한 제품은 자사 웹사이트에서 중고로 판매하고 있다. 스트라이트 인터내셔널은 SPA 브랜드에서 탈피하여 패션에 기반한 IT 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업들이 판매에서 렌털 서비스로 이동하는 배경에는 소유하지 않는 삶을 추구하는 일본 젊은 층의 생활방식이 있다. 현재 일본 경제활동의 중심인 20~40대는 ‘잃어버린 20년’으로 통하는 깊은 경기침체기를 겪으면서 절약하고 소유하지 않는 삶의 방식에 길들여져 왔다. 

또한 인터넷과 IT기술의 보급으로 '옷은 입어보고 사는 것'이라는 상식도 깨지고 있다. 젊은이들은 백화점에 가서 고가의 옷을 직접 입어보고 구입하기보다는 온라인을 통해 저렴하게 의류를 구입한다. ‘메루카리’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중고거래도 활발하다. 2017년까지 백화점의 의류 매출은 4년 연속 전년비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집계된다. 

사정이 이렇자 공유 사업과 거리를 두던 백화점들도 달라지고 있다. 미쓰코시 이세탄은 8월부터 11월까지 도쿄 긴자점에서 렌털 서비스를 시작한다. 웨딩드레스나 특별한 모임에 입을 원피스나 블라우스 등 20~30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고가 제품이 대상이다. 가격은 2박 3일에 1만5000~2만엔 수준이다.

기업들은 제품을 렌털할 경우 판매할 때에 비해 눈앞의 수입은 줄어들지만 안정적으로 수입을 유지하는 효과를 얻는다. 재고 위험이나 가격 파괴 전쟁에서도 다소 벗어날 수 있다. 레나운은 회원이 3000명이 넘으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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