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대선공약 '여야정 상설협의체' 가동..협치 본격 시동

2018-08-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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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ㆍ평화'로 손 맞잡은 여야정, 협치 시험대…소득주도성장ㆍ최저임금인상ㆍ판문점선언 국회비준 등 이견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낮 청와대에서 여야 5당 원내대표와 오찬을 함께하기에 앞서 차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장병완, 바른미래당 김관영, 자유한국당 김성태, 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직무대행.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은 16일 청와대에서 2시간 넘게 오찬회동을 갖고 국회와 정부, 여야 사이의 생산적 협치와 원활한 소통을 위한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분기별로 1회 개최하기로 했다.

첫 협의체는 2019년 예산안 시정연설 이후인 11월에 열기로 했으며, 필요시 여야 합의에 따라 추가로 개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정부, 국회와의 협치가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이 내세운 협치 관련 핵심 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여야 원내대표 회동 때에도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또 지난달 청와대가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을 ‘협치 내각’으로 구성하겠다고 공식 제안했지만, 이 역시 야당들은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표면적으로는 여야가 민생과 평화라는 시급한 국정 현안을 위해 함께 손을 맞잡았지만 비핵화 해법, 규제완화, 소득주도성장 경제정책 등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선 의견 차가 존재해 ‘협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나라경제 살리는 게 가장 중요” 민생법안 신속처리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 등을 놓고 문 대통령에게 다양한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선 각 당이 전부 경제 정책의 획기적인 전환 방안을 말씀 드렸다"며 "저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소득주도성장의 문제점을 말씀드렸는데, 소득주도성장이 산업현장에서 적용되며 당초 예상 못했던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역시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와 관련해선 "은행법 개정이 아니라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으로 간다"며 "재벌 산업자본이 무리하게 은행자본으로 들어올 여지는 차단하는 안전장치를 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자칫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 완화로 인해 은산분리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16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직무대행, 바른미래당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 자유한국당 김성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도서벽지에 있어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환자들을 원격의료 하는 것은 선한 기능"이라며 "지나치게 의료민영화로 가지 않고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원격진료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일부 야당이 비판하는 탈원전 정책에 대해선 "탈원전 문제가 경제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할 것"이라며 "원전에 관한 문제는 상당히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공석인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장 인사에 대해서는 "검증 과정에서 몇 번 오류가 생겨서 탈락해 새로 인선하다 보니 늦어졌는데 하루빨리 하겠다"고 설명했다.

특별감찰관에 대해서도 "청와대 내부의 공직 기강이 더 잘 확립되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 찬성한다"면서 "국회에서 의논해서 추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요구한 드루킹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에 대해서는 특별한 대답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는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는 차원의 선거제도 개편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고 밝혀 향후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핵화·평화정착 초당적 협력

문 대통령은 이날 5당 원내대표들에게 "앞으로는 외교·안보에 관해서도 소통 노력을 강화하겠다"면서 비핵화·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물밑 접촉이나 여러 접촉이 원활하게 되고 있고, 한·미 간에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산 석탄 수입 의혹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서는 "석탄이나 외교 문제에 대해서 다 말씀드리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또 서로 인식하는 정도가 달라서 상당한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소통 노력을 기울여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를 강력하게 요청했지만, 이 문구는 합의문에 담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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