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1조 넘긴 中유니콘에 돈 건다

2018-09-1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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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DB]


중국 '유니콘 기업'에 돈을 거는 우리 증권·자산운용사가 늘고 있다. 유니콘 기업은 상장하기 전에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키운 스타트업(신생기업)을 이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로쓰힐자산운용은 이달 들어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에 투자하기 위한 사모펀드를 10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디디추싱이 기업공개(IPO)에 앞서 실시하는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번 사모펀드는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자금을 모았다. 이에 비해 그간 중국 유니콘 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에는 기관투자자가 주로 참여했다. 그로쓰힐자산운용은 미국 유니콘기업인 위워크에 투자하는 상품도 추가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디추싱은 중국 승차공유시장에서 90%를 넘어서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IPO를 추진하고 있고, 이를 통해 700억~8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디디추싱은 일찌감치 국내 큰손의 관심을 모았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지난 4월 '미래에셋 글로벌 유니콘 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디디추싱 지분에 투자하는 28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설정한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약 2000억원을 투자했고, 미래에셋캐피탈이 운용을 맡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대우는 1200억원을 들여 세계 최대 드론(무인항공기) 생산업체인 DJI의 지분을 취득하기도 했다. DJI 역시 중국의 유니콘 기업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글로벌 유니콘 기업을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프리 IPO는 IPO를 하기 전 투자자에게 상장을 약속하고 미리 출자를 받아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투자자들도 상장 이후 큰 차익을 노리기 때문에 미리 돈을 댄다.

하나금융투자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유니콘 기업 수는 62개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중국 정부가 추진해온 산업정책이 이런 성과에 영향을 미쳤다. 이 기업들은 대부분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성장해왔다.

이제 중국 정부는 유니콘들을 증시에 상장시키려 하고 있다. 중국이 거대한 벤처캐피털 시장으로 떠오른 이유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통신기기업체인 샤오미도 최근 홍콩거래소에 데뷔했다.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유니콘 기업의 상장을 유도해 소형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루트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투자사도 여기에 올라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기는 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기회가 많은 곳"이라며 "이미 많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중국에 투자했고, 엑시트(자금회수)에 성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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