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신조어] '물음표 살인마'에게 없는 한가지

2018-10-05 00:00
  • 글자크기 설정

[사진=아이클릭아트]


얼마 전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회사 동료에게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게 그렇게 짜증 낼 일인가?'라는 질문을 올린 게시글을 봤다. 내용인즉,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한 건데 왜 짜증을 내고 무시하느냐', '원래 회사 사람끼리 서로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도와주고 이러지 않냐'는 것이었다.

글쓴이는 팍팍한 직장 생활에 사람들의 공감과 위로를 받으려고 글을 올렸겠지만 반응은 예상과 달리 냉담했다. 게시자를 '물음표 살인마'라 부르며 '너무 물어봐서 그런 거 아니냐', '저런 사람 본 적 있는데 진짜 주위 사람 너무 지치게 한다'며 공감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심지어 '눈치없다', '돈 주고라도 눈치 좀 사 와야 한다'는 식으로 글쓴이를 질타하는 댓글까지 다수 게재됐다. 
'물음표 살인마'란 직장에서 업무를 지시했을 때 끊임없이 질문하는 신입사원을 일컫는 신조어다. 지난해 취업 전문 사이트에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넵병'(사내 메신저나 카카오톡 등 SNS로 업무 지시가 내려오는 경우 '네'가 아닌 '넵'으로 답하는 행동), '직장살이'(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이 마치 며느리가 시집살이를 하는 것처럼 힘들다), '사무실지박령'(퇴근하지 못해 사무실을 떠나지 못하는 직장인), '시상사'(시어머니 같은 상사) 등과 함께 직장인이 가장 공감하는 신조어 중 하나다.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은 죄'라는 말이 있듯이 직장 생활을 막 시작한 사회 초년생에게 '모르는 것이 당연하니 질문하라'고 조언하는 선배들이 많다. 질문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물어보지 않고 혼자 끙끙대다가 업무에 지장을 주는 신입 사원을 일컫는 '쩜쩜쩜 살인마'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지만 모든 것에는 '정도'가 있기 마련이다. '물음표 살인마'를 저지른 이들은 본인이 노력하면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것조차 질문해 쉽게 해결하려 한다. 게시자 말대로 모르는 업무에 대해선 물어볼 수 있는 일지만, 말끝마다 '물음표(?)'를 집어넣어 이미 했던 질문까지 반복하면 누가 대답하고 싶겠는가.  

오늘도 끊임없는 질문으로 직장 상사와 동료를 지치게 만드는 '물음표 살인마'는 질문을 던지기 전에 꼭 되새겨 봐야 한다. '내가 예전에 했던 질문은 아닌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지'를···.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