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인물전] '맥그리거' 흥행이 뭔지 아는 사나이, 그를 때리면 돈이 터진다

2018-10-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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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맥그리거[사진=AP/연합뉴스]


코너 맥그리거의 가슴팍에는 왕관을 쓴 고릴라가 심장을 먹는 타투가 새겨져 있다. 타투 속 고릴라만큼 맥그리거는 호전적이다. 관중이 열광하는 법을 알고 돈이 되는 엔터테인먼트를 몸소 보여주는 영리한 파이터다.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29’ 메인 이벤트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맥그리거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맞붙었는데, 이날 시합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지난 4월 5일 맥그리거는 동료들과 함께 ‘UFC 223’에서 경기를 치를 파이터들이 탄 버스에 바리케이드와 의자 등을 던지며 난동을 피웠다. 누르마고메도프가 맥그리거의 팀 동료인 아르템 로보프를 향해 자신을 모욕하지 말라며 협박한 것이 난동 이유였다. 아일랜드에서 이 소식을 들은 맥그리거는 전세기를 띄워 뉴욕으로 날아가 이런 소동을 피웠다.

현장에서 긴급 체포된 맥그리거는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사회봉사 명령도 받았다. 난동 영상을 확인한 격투기 팬들은 맥그리거와 누르마고메도프의 제대로 된 대결이 펼쳐지길 원했다.

격투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세기의 대결은 누르마고메도프의 승리로 끝났다. 맥그리거는 4라운드에서 누르마고메도프의 초크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기권을 선언했다. UFC 역사상 최초로 두 체급을 석권한 챔피언 맥그리거의 초라한 패배였다. 하지만, 주머니 속은 두둑했다.

맥그리거는 대전료로 300만 달러(약 34억원)를 받게 된다. 200만 달러(약 22억6000만원)인 누르마고메도프보다 많은 금액이다. 여기에 페이퍼뷰(PPV)와 관중 수입 등을 합치면 맥그리거는 총 1억 달러(약 1131억원)의 수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이란 시산도 나왔다. 맥그리거가 시합에 패배하고도 억대에 이르는 돈을 벌어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7월 ‘레전드’로 불리는 복싱 선수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복싱 링에서 맞붙었을 때도 거액의 돈을 벌어들였다. 

맥그리거는 언제나 과장된 표정과 행동을 하며 카메라 앞에 선다. 링 위에서도 승패와 상관없이 자신감 넘치는 쇼맨십을 펼치고, 시합이 없을 때는 돌발행동으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흥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종목도 서슴없이 바꿔서 시합에 나선다. 이런 모습에 관중들은 그의 팬이 되고 기꺼이 지갑을 연다.

마케팅 전략을 몸소 보여주는 맥그리거는 8일 자신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 "(누르마고메도프와) 재대결을 원한다", "다시 돌아오겠다"라는 글을 남겼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둘의 재경기를 보고 싶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그는 재경기가 성사되면 이전보다 더 많은 관심과 대전료를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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