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유통 이야기 ’리테일 디테일’(63)] 대형마트 카트, 왜 계산 전에 느려질까요?

2018-10-12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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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계산대 방향 얕은 오르막길, 계산후 빨라져 대기고객 줄여

이마트가 새로 선보인 AI 자율주행 카트 '일라이' [사진=이마트 제공]


대형마트에서 장을 볼때 '카트(cart)'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 대표 아이템입니다. 대형마트를 배경으로 한 동명의 국내 영화도 개봉한 적이 있으니 두말 할 나위가 없죠. 조금이라도 살 물건이 많으면 편하게 밀고 다니면서 쇼핑을 즐길 수 있고, 아이들에겐 놀이기구 같은 기분도 느끼게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분좋게 카트로 쇼핑을 한 뒤, 계산대가 가까워지면 좀 이상한 기분을 느낀 적 없으신가요? 분명 담긴 물건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계산대 인근에 다다르면 어째 카트를 밀고 나가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닌 그 기분 말이죠.
알고보니, 이는 비단 기분탓이 아니었습니다. 대형마트업계에서 '마케팅 비밀'로 통하는 전략이 바로 계산대 인근에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쇼핑몰의 원조격인 미국의 경우 대형 할인점은 계산대쪽 바닥이 다른 곳에 비해 약간 높게 설계돼 있습니다. 상품을 카트에 싣고 계산대로 가다 보면 걷는 속도가 느려지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물건을 둘러볼 여유가 생기죠.

만약 더 살 물건이 생각나, 카트의 방향을 계산대 반대로 돌리면 내리막길이라 카트는 어느새 매장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게 됩니다. 카트를 쓰는 고객을 1초라도 매장에 더 머무르게 하려는 업체의 마케팅 전략이 바닥 높이에 담겨 있는 것이죠.

또한 계산을 마친 고객은 카트를 밀고 빨리 나가도록 평지 또는 살짝 내리막으로 돼있는데 뒷사람이 계산대에서 대기하는 시간을 줄이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미국의 할인점 전략을 국내 주요 대형마트도 대부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입니다. 계산대 주변에 껌·초콜릿·물티슈 등 저렴한 다소비용품을 진열해 놓는 것은 고객이 계산대에서 기다리는 시간에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한 고전적 방법임을 다들 아실 겁니다.

그런데 머지않아 이런 카트 마케팅도 큰 의미가 없어질 날이 올 것 같습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이마트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카트를 개발했기 때문이죠. '일라이'로 명명된 이 녀석은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종종 활보하는데요. 고객이 카트에 상품을 담자마자 계산을 자동으로 척척 해내며 결제까지 가능합니다. 더이상 고객이 힘들게 계산대까지 카트를 끌고 가지 않아도 될 날이 곧 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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