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분노’ 국회 ‘맹공’ 의사 대리수술 사면초가

2018-10-1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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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의사 대리수술 시 면허취소 등 엄벌 요구

CCTV 설치 의무화 등 대리수술 관련 국민청원 150개 이상

의사협회, 대국민 사과했으나 CCTV설치 반대와 자율징계권 요구로 여론 싸늘

[사진=아이클릭아트]


의사 대리수술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국민은 물론 국회에서도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 등은 대국민사과를 발표했지만, 여론은 싸늘한 상황이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다수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은 의사 대리수술 사건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문제 삼았다. 복지부에 보다 확실한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의료계 현실은 정말 믿기 어렵다”며 “관련한 실질적인 처벌이 약하다. CCTV설치와 함께 대리수술을 한 의료인에게는 면허취소를 영구히 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 역시 최근 3년간 대리진료 등 의료법 위반으로 165명의 의료인이 행정처분을 받았으나 의료인면허가 취소된 사례는 한 건도 없다며, 느슨한 현행법 개정을 요구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무면허의료행위나 진료기록부 등 거짓 작성 등으로 인한 징계는 의사자격정지 1~3개월 정도다. 면허가 아예 취소되려면 일부 형법이나 의료관계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야 한다.

면허가 취소되더라도 재교부 받기도 상대적으로 쉽다. 남 의원이 공개한 ‘의사면허 재교부 신청 및 신청 결과’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현재까지 총 41건의 면허 재교부 신청이 접수됐다. 이 중 ‘시신 유기’와 연관된 의사 사례만을 제외하고는 40건 모두가 그대로 승인됐다.

국민 역시 대리수술 사건으로 분노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부산 영도구 소재 정형외과 병원에서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의사 대신 대리수술을 하다 환자가 사망한 사건은 연일 이슈가 됐다. 지난 6일에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영업사원이 하루에도 몇 번씩 수술에 참여하는 실상이 폭로되자 국민들의 충격은 더 컸다.

방송이 나가자 해당 내용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부도덕한 의사와 병원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수술실 CCTV설치 의무화와 함께 대리수술 적발 시 강력한 처벌, 대리수술 병원명단 공개 등 관련 청원만 150개 이상이 올라와있다.

소비자시민모임, 한국소비자연맹,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C&I소비자연구소 등 시민·환자단체는 10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유령수술·무면허 대리수술 근절을 위해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수술실 CCTV 설치, 의사면허 제한과 의사실명 공개 등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증폭되자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 외과계 전문 학회‧의사회 20개 단체는 같은 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의사로서 본분을 망각한 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의료윤리 위배‧불법행위인 대리수술을 뿌리 뽑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수술실 CCTV설치 의무화에는 반대하고, 자율징계권만을 주장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의료계는 국민과 의사 개인정보 침해 등을 이유로 CCTV설치에 반대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CCTV 설치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경기도만 해도 90%이상의 도민들이 찬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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