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이번엔 '산업 스파이' 두고 충돌...中 "완전히 날조, 美에 손해"

2018-10-1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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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GE 정보 빼돌린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간부, 11일 미국서 재판

중국 외교부 "날조한 것", 환구시보 "中, 美 기술 훔쳐 컸다는 뒤틀린 심리"

[사진=바이두]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산업안보 분야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미국 우주항공 기업의 정보를 빼돌려온 중국 국가안전부(국가정보원 격) 소속 관리가 '간첩' 혐의로 유럽에서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됐다. 중국은 "미국이 완전히 날조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AP 등 주요 외신은 미국 법무부가 발표한 내용을 인용해 '쉬옌진'이라는 이름의 중국 국가안전부 장쑤성 제6판공실 소속 부급장급 간부가 기밀 유출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해외정보와 방첩 업무 담당자로 지난 2013년 12월부터 학술 세미나 등 명목으로 차세대 엔진을 개발 중인 제너럴일렉트릭(GE) 항공부문 등 미국 우주항공 기업 직원과 접촉해 정보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올 4월 GE 터빈 날개와 관련한 자료를 얻고자 GE 직원을 벨기에에서 만나자고 했다가 현지에서 체포됐고 미국으로 넘겨졌다. 지난 11일에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연방법원에서 첫 재판을 받았다. 미국 현지 언론은 '산업 스파이' 혐의로 중국 정부 소속 인사가 미국으로 압송돼 재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25년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측의 기소는 완전히 날조된 것"이라며 "미국이 법에 따라 공정하게 대처하고 중국 인민의 합법적인 권리를 보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중국'이 미국이 직면한 가장 광범위하고 복잡한, 또 가장 장기적인 '첩보 위협'이라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발언에 대해 "앞서 말했듯이 중국과 미국의 대국 관계는 수 년간 발전해왔고 양국의 이익 교집합도 커졌다"면서 "미국이 양국 국민의 이익을 중시하고 이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양국 관계 발전은 물론 양국 국민의 복지를 증진하는 데 이롭다"고 응수했다. 이를 반대로 행하면 상반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미국의 변화를 촉구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11일 사평을 통해 미국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신문은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미국의 이번 행보를 두고 최근 미국의 중국에 대한 태도를 연관 짓는다"면서 "쉬옌쥔에 대한 미국의 과잉 대응은 최근의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 변화와 확실히 부합하며 중국이 미국의 기술을 도둑질해서 성장했고 이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적수가 된 것처럼 묘사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중국)는 미국이 공개한 사실의 어느 부분이 진실인지도 모르겠다"며 "쉬옌쥔이 미국 측 전문가와 공개적으로 접촉했고 그들에게 중국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도 알렸는데 어떻게 간첩 행위를 했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미국의 강압적 행보가 법적으로나, 이성적으로 타당한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자꾸 중국과 관련해 스파이 활동을 거론하는 것은 중국의 현대화가 미국으로 부터 '훔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이는 아주 뒤틀린 심리"라고 지적했다.

또 "일부 중국인 혹은 미국인이 조사 과정에서 미국 정부로부터 피해를 입을까 우려된다"면서 "한 사람의 삶과 직장생활이 크게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이같은 극단적인 행보가 과거 '매카시즘(1950~1954년 미국을 휩쓴 일련의 반공산주의 선풍)' 보다 더한 광풍을 일으키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게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신문은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첩보망을 갖추고 있고 가장 급진적인 수단으로 활동함을 모두 알고 있다"면서 "이러한 미국이 '스파이 활동' 정의의 기준을 낮추는 것은 세계 곳곳 미국 '첩보원'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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