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결국 '노딜 브렉시트'?...막판 협상 또 파열음

2018-10-1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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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 문제 다시 부각…英강경파 '백스톱案' 반발 메이 총리 압박

[사진=EPA·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협상이 다시 난항에 빠졌다. 영국이 끝내 아무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최악의 시나리오, 이른바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실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협상이 이날 밤 극적인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17일에 예정된 EU 정상회의를 앞둔 요 며칠,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곳곳에서 나왔지만 영국이 찬물을 끼얹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도미니크 랍 브렉시트 장관을 벨기에 브뤼셀로 보내 미셸 바르니에 EU 측 브렉시트 협상 대표에게 기존 협상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영국에 속한 북아일랜드와 EU의 일원인 아일랜드의 국경 문제가 이번에도 최대 난제로 부상했다. 그동안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는 모두 EU에 속해 인적·물적 교류가 자유로웠다. 영국이 EU를 탈퇴한 뒤 국경이 굳게 닫히면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이른바 '하드보더(hard border)' 문제다.

브렉시트 협상 타결 임박설은 영국이 이 문제에 대한 EU 측 제안을 수용하는 듯한 분위기 속에 확산됐다. EU는 이른바 '아이리시 백스톱(안전장치)안'을 제시했다. 영국이 EU를 떠나도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국경을 일시적으로 열어두자는 것이다. 북아일랜드가 사실상 영국이 벗어나려고 하는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잔류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영국 집권 보수당의 브렉시트 강경파와 메이 정부를 지지해온 북아일랜드의 민주통합당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는 점이다. 보수당 강경파는 백스톱 기간의 시한을 못 박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본토 지향인 민주통합당은 정부가 한시적이라도 백스톱을 수용하면 메이 총리를 실각시키겠다고 위협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메이 총리의 국내 정치적 취약성이 브렉시트 협상을 궁지로 내몰았다고 꼬집었다.

랍 장관과 바르니에 대표의 긴급회동은 불과 1시간 만에 끝났다. 이들은 17일 EU 정상회의 전에 추가 협상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EU 측은 15일로 예정된 고위 관리들의 모임도 취소했다. 가디언은 EU 정상들의 브렉시트 논의를 준비해온 27개 EU 회원국 관리들이 15일 회동에서 백스톱 해법에 대한 합의에 서명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EU 측은 그동안 영국에 17일 열릴 EU 정상회의가 브렉시트 협상의 중대고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충분한 진전이 있어야 다음달에 특별 정상회의를 소집해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지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영국은 2016년 6월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했다. 지난해 6월에는 EU와 브렉시트 조건과 향후 관계 설정 등을 둘러싼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 결과와 무관하게 영국은 EU에 공식적으로 탈퇴의사를 통보한 뒤 2년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내년 3월 29일 EU를 공식 탈퇴하게 된다.

FT는 오는 12월에 열릴 EU 정상회의가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서명할 실제적인 시한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 시한이나마 지키려면 다음달 특별 정상회의까지는 잠정 합의안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브뤼셀 외교가의 분위기는 비관적이다. EU의 한 외교관은 브렉시트 협상이 17일까지 교착상태에 있으면, EU 정상들이 11월 특별 정상회의에서 노딜 브렉시트 대책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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