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민응준 핀크 대표 "2030 맞춤형 핀테크 개발…경쟁 늘수록 시장도 커져"

2018-10-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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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1년, 서비스 확장 기반 구축…2030세대 자산관리로 각광

민응준 핀크 대표이사[사진= 핀크 제공]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응준 핀크 대표이사는 경쟁이 심해진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시장 역량 강화 측면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민응준 대표는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경쟁 서비스가 등장한다는 것은 자산관리 서비스가 시장성이 있다는 방증"이라며 "경쟁자가 많아지고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져 시장이 성장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핀크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다양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자 숫자가 많아지는 것은 두렵지 않다"고도 말했다.

◆ 설립 1주년..."서비스 확장 기반 마련, 외부변수는 아쉬워"

핀크 서비스가 세상에 나온지 1년이 넘었다. 민 대표는 "그동안 금융정보 분석에 기초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것이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기존에는 하나은행 계좌만 연결할 수 있었지만 7개 금융회사로 늘어나 서비스 이용자들의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핀크가 제공하는 서비스 가운데 2030 세대에게 큰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소비평가'다. 어제 오늘 쓴 지출 내역을 보면서 쓸만한 곳에 잘 썼는지, 아니면 괜히 썼는지를 평가해주는 서비스다. 일종의 소비 반성 시간을 갖는 셈이다.

민 대표는 "이 서비스는 자신의 지출 내역을 꼼꼼하게 관리하기 어려운 2030 밀레니얼 세대를 위해 가장 필요한 금융 서비스"라며 "카이스트 대학원생이 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개발했다"고 비화를 전했다. 소비평가를 통해 올바른 소비 습관과 자산 형성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소비평가 서비스의 도입 목표다.

실제로 핀크가 2030 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월급을 받은 후 결제일이 지나면 통장에 돈이 얼마 남지 않는데 이를 인지하고 소비에 반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 축적을 위해서는 잉여 현금을 만들어 저축·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그 기본이 되는 지출 관리부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핀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소비 평가 서비스 'AI핀고'를 제공하고 있다.

핀크는 출범 이후 '하나핀크 비상금 대출'과 P2P금융투자 연계 서비스도 선보였다. 비상금 대출은 소액 자금이 필요할 때 빠르고 편리하단 이유로 고금리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2030세대를 위해 마련했다. 사회초년생 때부터 고금리의 짐을 얹게 되면 체계적인 경제생활이 어려운 데다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도 커 결혼자금, 주택구입 등 큰 자금이 필요할 때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 대표는 "금융 경험이 적은 사회초년생들의 신용등급은 대게 4~5등급 수준"이라며 "현재 비상금대출은 해당 등급의 신청자 중 약 40%에게 소액대출 승인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핀크는 소액대출뿐 아니라 향후 다양한 형태로 대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P2P금융상품의 경우 여러 P2P금융사 중에서 8퍼센트와 투게더펀딩, 헬로펀딩 등 세 곳의 상품만 소개하고 있다. 최근 P2P금융에서 투자금 유용, 부실대출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검증이 필수라는 판단때문이다. 

민 대표는 "기업 이력과 영업실적을 비롯해 P2P금융의 핵심적인 능력인 대출심사 전문성, 연체 관리, 정보 및 서비스 제공 수준 등을 두루 확인했다"며 "전문성과 운영능력이 뛰어난 업체와는 항상 제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업체들의 부실·사기 등의 문제로 인해 P2P금융 시장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므로 제휴사 수를 늘리기보다 우량한 업체를 선택하고, 믿을 만한 투자상품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는 기준을 세웠다.

그는 "보다 안전한 투자서비스를 위해서 P2P시장에서 일부 논란이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품은 좀 더 지켜본 후 제공할 계획"이라며 "미술품이나 기업어음 등 색다른 P2P금융상품을 조만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 "목표는 전국민 이용 가능한 개인화 서비스" 

대출과 P2P금융서비스뿐 아니라 향후 자산관리 서비스 중 하나로 금융 빅데이터 기반의 보험, 예·적금 등의 금융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계좌번호 없이도 빠르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액해외송금 서비스와 선불카드인 '핀크카드' 출시 등을 통해 금융플랫폼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일각에선 핀크의 수익 모델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민 대표는 "소비자는 나에게 필요한 금융상품이 무엇인지, 어떤 상품이 적합한지 파악하기 어렵고 금융사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언제, 어떤 상품이 필요한지 모른다"며 "핀크는 금융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와 금융사 간 금융서비스 중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금융사로부터 수수료 수취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핀크는 당장의 큰 수익을 도모하기보다 고객에게 유의미한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로서의 금융플랫폼 역할을 갖춰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핀크는 마이데이터 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 은행·카드·보험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개인 정보를 파악하기가 불편했고, 보유상품 가운데 부족하거나 불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금융사 역시 한계가 있긴 마찬가지다. 자사의 거래 정보만 파악할 수 있는 탓에 고객 전체 금융상황에 적합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고충이 있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이처럼 정보 부족에서 오는 문제점을 소비자 주도로 해결할 수 있는 변화를 제공한다. 내 금융 정보를 내가 원하는 곳으로 전달해 우대금리, 수수료 감면 등 혜택뿐만 아니라 개개인에 맞춤화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한다.

민 대표는 "핀크는 데이터 분석 기반의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고 실제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정부의 마이데이터 산업과 그 방향성이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개발을 한 후 이를 분석하기 위한 표준화 작업 등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적용되면 분석 가능한 금융정보 수집이 용이해지므로 회사는 데이터 분석 및 금융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 결국 금융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제공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는 셈이다.

그는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우선 자산관리를 막 시작하는 2030 세대를 대상으로 개인의 금융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금융상황을 진단하고 부족한 점이나 놓치고 있는 부분에 맞춰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개인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핀크는 점점 진화할 예정이다. 민 대표가 바라는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사람이 향유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 핀크가 되는 것이다.

그는 "현재 핀크가 가계부 성격의 초기 재무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면 앞으로는 고객의 금융 상황을 진단하고 상품 추천까지 해주는 플랫폼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고 특정인만 누리던 개인화된 금융 서비스를 전 국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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