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서 삼성전자 힘 빼는 거래소

2018-11-0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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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사옥.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삼성전자가 주가지수에 미치는 힘을 한국거래소에서 빼고 있다. 그래야 펀드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서다. 액면분할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줄곧 약세인 점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

◆'코스피200 초대형제외' 내놓는다
8일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초대형제외' 지수가 오는 12일 나온다. 말 그대로 덩치 큰 종목을 빼는 지수다. 구체적으로는 코스피200 시가총액 가운데 10% 이상을 차지하는 종목이 대상이고, 현재 여기에 해당하는 곳은 삼성전자뿐이다.

코스피200 시총 비중을 보면 삼성전자가 전날 기준 27.06%로 가장 컸다. 이어 SK하이닉스(5.14%)와 셀트리온(2.92%), 포스코(2.39%), 신한지주(2.25%), KB금융(2.21%) 순이다.

비중이 10%를 넘지 않더라도 시총 1위인 종목은 제외할 수 있다. 즉, 이번 초대형제외 지수에서 핵심은 과도한 쏠림현상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과거부터 기관 투자자는 이런 요구를 해왔다. 삼성전자 비중이 30%를 넘나들면 인덱스 펀드 수익률도 반도체 업황에 따라 춤출수 밖에 없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200만으로는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하기 어려웠다"며 "시장에서도 이를 개선하라는 의견이 많았었다"고 전했다.

◆'캡지수'로 삼성전자 비중 30% 제한

특정종목 비중이 지수에서 과도하게 커지면 분산투자 효과도 떨어진다. 거래소는 기존 코스피200에 대해서도 삼성전자 비중을 30%로 제한하는 '캡지수(Capped Index)'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S&P500에서도 시총 1위인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에 불과하다. 더욱이 미국 나스닥100과 독일 닥스30, 유로스톡스50도 캡지수를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 변동성은 액면분할 이후 갑자기 커졌다. 주가는 이날 4만4050원으로 올해 5월 실시한 액면분할 기준가(5만3000원)보다 17% 가까이 내렸다. 기관·외국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 주식을 2조1725억원, 761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만 2조9285억원어치를 샀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로 거래량을 늘리기는 했지만 주가 제고에는 실패했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다.

내년 이후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반도체 업종은 고점 논란에 휘말려 있다. 지금을 정점으로 갈수록 업황이 둔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증권사 11곳이 이달 들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지수를 활용하는 상품은 매우 다양하고, 그래서 이번 개선은 중요하다"라며 "다만 캡지수를 적용하면 기존 코스피200에 비해 괴리율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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