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어닝시즌 개막에도 실적장세 ‘글쎄’

2019-01-1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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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베트남비즈]

어닝시즌이 막을 올렸어도 주식시장으로 투자자를 불러들이는 실적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겠다. 삼성전자가 실망스러운 실적으로 어닝시즌을 열었고, 외국인·기관 투자자는 공방만 이어가고 있다. 경기와 기업 실적이 되살아날 신호가 나타나기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라는 조언이 많다.

◆그나마 외국인은 '저평가' 인식

13일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코스피 예상치 하단은 2000선 초반이다. 지수가 또다시 크게 밀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에 비해 코스피 예상치 상단은 2100선 안팎으로 상승 여력을 제한적으로 보았다.

코스피는 11일까지 한 주 동안 2010.25에서 2075.57로 3.25% 올랐다. 이 기간 외국인은 8652억원을 순매수했다. 지금 지수가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을 가진 셈이다. 반대로 기관은 455억원을 팔았다. 기관은 11일까지 이틀 사이에만 3412억원어치를 팔아 지수 오름폭을 줄였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나 미·중 무역분쟁을 둘러싼 우려가 잦아든 점은 다행스럽다.

미·중 두 나라는 얼마 전 차관급 회담을 열어 의견 차이를 상당히 좁혔다. 중국 자본시장 개방이나 미국산 제품 수입확대와 같은 큰 사안을 두고 공감대를 만들어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비둘기파(통화완화)적인 발언으로 시장을 안심시키고 있다. 그는 "우리는 (경제 상황을) 기다리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통화정책을 경제지표에 맞춰 유연하게 운영할 거라는 얘기다.

◆갈수록 귀해지는 깜짝실적 종목

꼬리를 무는 어닝쇼크가 깜짝실적주 몸값을 더욱 높이겠다.

하나금융투자는 2018년 4분기 코스피 상장법인 영업이익을 43조2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약 3개월 전 예상치(51조6000억원)보다 16% 넘게 줄었다. 아직 2017년 4분기(42조1000억원)와 비교하면 3% 가까이 많지만, 예상치는 갈수록 뒷걸음치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어닝시즌은 지뢰밭 통과를 예고하고 있다"며 "주식시장도 일진일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이 내놓은 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더욱 비관적이다. 하나금융투자보다 12%가량 적은 38조2000억원으로 내다보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와 반도체, 기계, 운송, 제약·바이오 업종이 한 달 사이 큰 조정폭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주요국 정정 불안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국경장벽 문제로 야당과 갈등하고 있다. 영국 하원은 오는 15일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기 위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표결한다. EU와 아무런 협정도 못 맺은 채 빠져나가는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정 불안이 장기화하고, 노 딜 브렉시트가 일어난다면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시장에 우호적인 정책 이벤트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과 무역정책 변화, 중국 부양책은 지수 하단을 높여주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코스피가 2000선 부근에서 반등하면서 바닥을 확인시켜준 점은 긍정적이다. 그렇더라도 눈높이는 여전히 낮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역사적으로 외국인이 투자를 결정한 요인은 기업 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출 둔화가 우려되고 있고, 오는 2분기까지도 기업 실적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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