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바이든] "조지(George) 찾은 바이든?"...트럼프의 '장애 비하' 혐오표현

2020-10-2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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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팩트체크 "악의적 짜깁기 영상...부시 아닌 행사 진행자"

트럼프 "바이든이 나를 조지 부시로 착각...치매 증상 의심"

#."우리는 어떤 나라가 될 것인가? 4년 더 한다면, 어, 조지, 어, 조지, 어, 우리는(we), 어...트럼프가 재선하면 다른 세계에 있게 될 것."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원래 발언) → "조지가 4년 더하면, 어, 조지, 어, 그는(he), 어..." (공화당 캠프가 공유한 영상에서 바이든의 발언)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치매 의혹설'을 불러온 발언 영상이 악의적으로 짜깁기한 영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캠프가 유세를 목적으로 조작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사진=신화·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조 바이든이 어제 나를 조지라고 불렀다"면서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어 "바이든은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앵커의 도움을 받았다"며 "가짜 뉴스 카르텔은 이같은 사실을 덮느라 바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재선캠프 관계자인 스티브 게스트 공화당 신속대응국장 역시 트위터에 "바이든이 트럼프 대통령을 조지 W. 부시와 혼동했다"는 문구와 함께 영상 하나를 공유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전날 화상 유세 행사에 참가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를 조지라고 말하고 당황하며 이를 수습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영상에서 바이든은 "우리는 어떤 나라가 될 것인가"라면서 "조지, 어, 조지가 4년을 더 하면"이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트럼프가 재선하면 당선되면 다른 세계에 있을 것"이라고 말을 마무리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폭스뉴스는 바이든이 트럼프 대통령을 공화당의 부시 전 대통령과 헷갈린 것으로 보인다고 공세를 퍼부었고, 공화당과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치매설에 다시 불을 지폈다.

올해 77세인 바이든에 대해 74세인 트럼프와 공화당은 고령으로 육체·정신적 건강이 우려되는 그의 미국 대통령직 수행이 부적합하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바이든이 어릴 적 말더듬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영향으로 잦은 말실수를 하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초기 치매'가 의심된다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 그가 유세나 토론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약물 검사를 해야한다"고도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미국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에서 발생한 총기테러 사건 피해자 추도식에서 피해자 가족을 위로하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사진=유튜브]

 
WP의 팩트체크 "바이든은 말실수하지 않았다"

이후 바이든 민주당 캠프는 워싱턴포스트(WP)에서 트럼프 캠프의 주장을 바로 잡으며 "게스트 국장이 게재한 영상은 악의적으로 편집됐다"고 밝혔다.

전날 바이든이 참석한 화상대담 행사에는 코미디언 조지 로페스와 정치 해설가 애나 나바로가 참석했고, 바이든은 로페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로페스의 이름인 조지를 두 차례 불렀다는 것이다.

반면, 공화당이 편집한 영상은 행사 참석자 세 명을 동시에 보여주던 화면이 바이든 부부가 나오는 화면으로 바뀌는 순간을 시작점으로 잡아 바이든이 로페스가 아닌 청중을 향해 '조지'라고 말한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실제 전후 맥락을 포함한 전날 행사 영상에서 바이든 후보는 "내가 출마해서가 아니라 내가 맞서고 있는 인물 때문에, 이번 선거는 가장 중대한 선거"라면서 "국가의 성격은 말 그대로 투표용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어떤 나라가 될 것인가? 4년 더 한다면, 어, 조지, 어, 조지, 어, 우리는(we), 어...트럼프가 재선하면 다른 세계에 있게 될 것"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결국, WP는 팩트체크 기사에서 "바이든은 조지 W. 부시와 도널드 트럼프를 혼동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따.

특히, 신문은 트럼프 캠프 측이 해당 발언 중간에 나오는 '우리는(we)'라는 단어를 유사하게 들리는 '그는(he)'으로 인식하면서 발언의 맥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해당 보도 이후 트럼프 캠프의 게스트 국장은 WP가 "바이든 선거캠프의 지시에 따라 바이든 후보가 실제로 한 말을 은폐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약점잡기 아닌 혐오표현"...트럼프의 '장애 비하' 처음 아냐

한편, 어린 시절 말더듬 증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바이든 후보는 시를 암송하며 이를 극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바이든은 성인이 된 후에도 긴장하거나 당황할 때 조금씩 말을 더듬어 잦은 말실수를 저질러 약점으로 거론된다.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바이든은 자신의 말더듬 극복 경험을 같은 증상이 있는 13세 소년에게 조언해주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유세와 발언에서 장애인과 여성 등 약자를 자주 비하해 비난을 받아왔다.

과거 2015년 공화당 경선 당시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선천성 관절만곡증으로 양팔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세르지 코발레스키 뉴욕타임스 기자의 몸짓과 말투를 흉내내는 혐오표현으로 장애인을 조롱하고 모욕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세르지라는 기자가 누구인지, 그가 어떻게 생겼고 지적 수준이 어떤지를 알지 못한다"면서 사과는 커녕 소속 언론사에 사과를 요구하며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15년 공화당 경선 유세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사진=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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