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너마저…외국계 은행도 돈 죈다

2021-02-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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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외국계 은행도 한도 축소와 금리 인상에 나섰다.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에 관대한 외국계까지 대출 옥죄기에 가세하면서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7일 신용대출 상품의 기준금리를 최소 0.02% 포인트에서 최대 0.05% 포인트 상향했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의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는 6개월짜리가 5.72%에서 5.74%로, 12개월짜리는 5.28%에서 5.32%로 올랐다. 병원·약국을 운영하거나 개원을 준비 중인 의사와 약사 등 전문직을 대상으로 하는 '닥터론'과 '팜론' 금리도 3개월짜리가 6.40%에서 6.42%로, 12개월짜리가 6.43%에서 6.47%로 인상됐다.

씨티은행은 최근 한달 사이 세 차례 신용대출 금리를 변경했다. 지난달 30일 금리를 최대 0.06% 포인트 올렸으나, 이달 13일 최대 0.11% 포인트 낮추면서 상승분을 되돌린 데 이어 27일 다시 상향한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이달 11일과 26일 두 차례 시중은행 관계자들을 모아 가계대출 긴급 점검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앞서 씨티은행은 신용대출 대상과 한도를 잇따라 줄인 바 있다. 지난해 자체 신용등급을 5개로 나눠 하위 세 등급을 대상으로 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지난달에는 신용대출의 최대 한도를 월급여의 27배에서 24배로 축소하기도 했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도 신용대출 관리를 강화하는 중이다. 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선제적으로 신용대출 상품에 대해 금리를 상향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위한 조치를 취했고, 건전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며 "신용위험에 따른 대출 금리의 적용과 신규대출 취급기준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C제일과 씨티 등 외국계 은행은 신용대출 수요가 정점을 찍은 지난해 7월 이후 지속적으로 신용대출 금리를 올리는 모양새다. SC제일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7월 4.3%에서 12월 4.74%로 0.33% 포인트 올랐다. 씨티은행 역시 3.58%에서 4.83%로 1.25% 포인트 급증했다.

신용대출 기준이 관대한 편인 인터넷 은행들도 금리 인상과 한도 축소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모양새다. 케이뱅크는 지난 28일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를 각각 0.2%포인트, 0.1% 포인트(최저금리 기준) 높였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 신용대출 최저 금리는 연 2.64%,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저 금리는 연 3.00%로 상향됐다. 카카오뱅크 또한 22일부터 직장인 마이너스통장과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을 대상으로 최대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낮췄다.

주요 시중은행에 이어 외국계와 인터넷 은행도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은행권 신용대출 잔액은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28일 기준 전월 대비 1조7617억원 늘어난 135조4099억원이다. 금융당국이 목표로 하고 있는 월간 증가폭 2조원 이내에 드는 규모다.

다만 마이너스통장의 발급 건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1일부터 28일까지 발급한 마통 건수는 총 4만3143개다. 19영업일 동안 하루 평균 2200건 이상이 새로 발급됐다. 지난해 연말 하루 평균 개설 건수가 1000건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초 2배가량 수요가 늘어난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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