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초강수 뒀다"...결국 경제보다 '방역'에 집중

2021-07-2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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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호찌민·다낭에 초강수 16호 조치 동시적용

개혁·개방 이후 처음...국민 50%에 적용, 전국 봉쇄령 수준

확진자 11만명 넘어...25일, 9225명으로 최대치 경신

베트남 남부 빈증성에서 대규모 코로나19 진단검사가 실시되고 있다.[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베트남이 결국 경제보다는 방역을 선택했다. 베트남 내 4차 확산세가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사상 최고치로 올렸다.

27일 베트남통신사(TTXVN), 정부공보(VGP) 등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하노이와 호찌민을 포함해 다낭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의 최고 강도 조치인 16호 적용을 결정했다. 베트남 양대 도시인 하노이와 호찌민이 동시에 16호를 적용받은 것은 베트남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이번 지침에 베트남 핵심 도시들이 모두 포함되면서 국민의 절반 이상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돼 사실상의 전국 봉쇄령에 준하는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트남 정부가 급격한 내수침체를 감내하고서라도 단시간에 최악의 상황을 타파하겠다는 초강수를 띄운 셈이다.
 
◆호찌민시 사상 첫 '야간통금' 조치...오후6시 이후 통행금지
응급진료·방역만 통행허가..."귀국 교민, 통금 전 공항 도착해야"

베트남 호찌민 시내에 설치된 검문소[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호찌민시는 지난주 총리령 16호를 적용한 데 이어 26일부터는 야간통행 금지를 발표했다. 이미 한달 전부터 16호가 적용되면서 시민들은 불필요한 외출이 금지됐지만 시 당국은 신규 규정을 발표하고 저녁 6시 이후 시민들의 통행금지를 아예 못 박아버렸다.

응우옌탄퐁(Nguyen Thanh Phong)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은 정부는 “5월 말부터 도입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의 연장과 함께 제한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며 “급증하는 확진자를 줄이기 위한 강력 조치의 일환으로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호찌민 시민들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야외 활동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호찌민 시민들은 매일 12시간 동안 자택 밖 외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16호를 기반으로 시 당국이 발표한 12호에 따르면 5개 그룹에 대해 △공무 수행 △응급 처치 및 방역 관련 활동 △필수 서비스업장 업무 등 필수 사유에만 통행이 허락된다. 당국은 시민들이 통행금지 시간에 외출을 하다 적발되면 100만~2000만동(약 5만~100만원)의 벌금을 내야하며 사안에 따라서는 형사조치에 취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호찌민시에서 야간에 통행이 금지된 것은 지난 1987년 도이머이(개혁개방) 이후 처음이다. 호찌민의 한 교민은 “이제는 사실상 호찌민 시민 1300만명이 모두 가택연금에 들어간 수준”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호찌민 총영사관은 “시당국의 행정명령에 따라 한국 귀국 항공편을 이용하는 교민들은 통금령에 따라 오후 6시 이전에 공항 도착해야 한다”며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우리 교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요청했다.
 
◆하노이, 24일부터 16호 적용...남부발 확산에 선제적 조치
다낭, 16호와 동일 수준으로 격상...2인 이상 모임 금지 등

하노이시는 지난 24일부터 총리령 16호를 적용했다. 5인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는 15호에 이어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최고조로 격상했다. 적용 기간은 향후 2주간이며, 연장 여부는 추후상황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당초 하노이는 호찌민에 비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상대적으로 적어 지나친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당국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24일 06시부터 시 전역에 16호를 발동했다. 사실상 남부(호찌민)와 북부(하노이)의 왕래를 선제적으로 차단해 남부발 확산이 북부로 전이되지 않게 양 지역을 분리하겠다는 전략이다.

16호가 적용되면서 하노이 시민들도 호찌민과 마찬가지로 최소 2m 이상 간격을 유지해야 하며 직장, 학교, 병원을 제외한 공공장소에서 2인 이상 모임이 금지된다. 직장은 공무와 필수생산을 위해서만 근무가 가능하며 이동 허가를 받은 인원이 아닌 일반 시민의 산책 등 불필요한 외출은 금지된다.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도 운행이 중단됐으며, 그랩 등 운송서비스 이용도 제한된다.

다만 하노이시는 호찌민처럼 시내 이동까지는 막지 않았다. 시 당국 발표에 따르면 △공무 수행 △수출 산업 생산 허용 근무처 및 공장 출근 △산업활동 보조 필수 서비스업장 출근 △식료품 및 의약품 구매 △응급 처치 및 방역 관련 활동 등은 이동이 가능하다.

다낭시도 지난 21일부터 사회적거리두기 규정을 격상했다. 2인 이상 모임금지와 비필수시설이 모두 문을 닫으면서 사실상 16호에 준하는 조치다. 다낭시 인민위원회는 “일일평균 확진자가 증가추세에 있다”며 “걷기와 자전거 타기를 포함한 실내외 스포츠 활동을 중단하고 필수적이지 않은 모든 사업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하루 평균 확진자 1만명 근접...총 누적 11만4260명
내년 1분기 전국민 70% 접종 계획...“향후 1달간 고비될 것”

베트남 누적 확진자도 1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28일 베트남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4월 27일부터 4차 대유행이 계속 확산되면서 지금까지 확진자는 11만4260명이다. 전날 베트남 전역에서 신규 확진자는 해외유입을 포함해 7913명이 나왔다. 지난 25일에는 9225명이 나와 하루 최다치를 기록했다.

지역별 누적 확진자는 호찌민시가 6만5425명, 빈증성 8010명, 박장성 5735명, 롱안성 3856명, 동나이성 2216명, 동탑성 1959명, 박닌성 1719명 순이다. 계속해서 호찌민 등 남부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노이, 다낭 등 북부와 중부지역에서도 확진자는 연일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의 실무 상황을 총괄하고 있는 부득담 질병통제관리위원회 위원장 겸 부총리는 “베트남이 전염병 퇴치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는 향후 한달이 이번 4차대유행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공공 또는 민간에 관계없이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전염병과 싸우기 위해 모든 의료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1억7500만 도스를 확보해 내년 1분기까지 인구의 3분의 2에게 예방 접종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연말까지 인구의 70% 접종을 실현한다는 당초 목표에서는 3개월 이상이 늦춰졌다. 베트남 보건부에 따르면 23일 기준, 베트남의 백신 1차 접종자는 412만5156명이다. 2차까지 접종자는 35만3601명으로 접종완료율은 인구 9600만명 대비 4.7%에 불과하다.

 

호찌민시 시내 중심도로가 야간통행 금지여파로 텅비어 있다.[사진=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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